양사 모두 국제선 운항 30% 수준…인력 조정 따른 노조 반발 예상
코로나·독과점·노조…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까지 '첩첩산중'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면서 초대형 항공사 탄생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최종 인수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항공업계 상황에서 제 몸 하나 간수하기 어려운 대한항공이 더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을 품는 것 자체가 도박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를 열어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산경장 회의에서 인수 추진이 결정되면 인수 절차가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을 30% 수준으로만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노선 전체 110개 중 33개 노선,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노선 전체 100개 중 26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다.

내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화물 운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점차 중국과 일본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있지만, 미주·유럽 노선의 '마비'로 전체 국제선 운항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북반구가 겨울철에 접어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4분기 여객 수송 전망도 좋지 않다.

우리 정부의 입국 후 2주간 격리 조치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며 중국은 다시 외국인 입국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한중 정부가 기업인 등 필수 인력 입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신속 통로(패스트트랙) 제도도 영향을 받으며 삼성전자 직원 등을 태우고 중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전세기까지 운항이 취소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따른 독과점 문제도 인수 절차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자회사까지 합칠 경우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은 22.9%, 아시아나항공은 19.3%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양사의 저가항공사(LCC) 점유율까지 더하면 62.5%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인수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출할 수도 있다.

다만,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것으로 보여 양사의 결합이 불허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외항사와 경쟁해야 하는 국내 항공사의 상황을 고려해 국내 점유율이 50%를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독과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부 직원과 주주들의 반발도 파열음을 낼 수 있는 부분이다.

인수되는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인수를 하게 될 주체인 대한항공도 일부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의 경우 노선 조정에 따른 대규모 감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양사 조종사노조 등 6개 노조는 인수 관련 정보 공유, 노조의 인수 절차 참여 등을 사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는 점도 변수다.

한진칼 지분의 45.23%를 보유한 KCGI-조현아 연합 등이 가처분 소송 등을 통해 산은의 한진칼 자금 투입 등을 저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