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다니는 신모씨(30)의 부서는 올해 ‘랜선 송년회’를 열 예정이다. 매달 줌으로 하던 회식이 송년회로 이어진 셈이다. 신씨는 “각자 한도 내에서 음식과 술을 준비한 뒤 컴퓨터 앞에서 담소를 나누며 먹을 것”이라며 “나중에 회사에 영수증을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말 송년회 관행을 바꾸고 있다. ‘줌’ ‘구글 미트’ 등 화상회의 도구를 활용하는 ‘비대면 송년회’가 뜨고 있다. 그나마 모이더라도 모임 인원을 크게 줄여 조촐하게 치르거나 모르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별도 공간을 대여하는 추세다. 직장인 김지현 씨(29)는 대학 동창들과의 송년회를 다음달 경기 양평의 펜션을 빌려 진행할 계획이다. 김씨는 “도심을 피해 안전한 공간에서 10명 정도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당수는 송년회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고 있다. 실제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가 지난달 주한 외국 기업 지사장 및 인사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올해 송년회 개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절반은 송년회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인적자원·인사(HR) 담당자들은 송년회 장소를 물색하는 대신 선물과 비대면 행사를 고민하고 있다. 송년회 예산으로 간소한 선물을 준비하거나 새로운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한 행사대행업체 관계자는 “오프라인 송년회 행사 요청이 크게 줄어든 대신 온라인 송년회 프로그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환기도 자주 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며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