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 언급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당선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그는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승리한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자신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승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가 급진 좌파 소유 기업인 도미니언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도미니언은 미국 내 30여 개 주에 전자개표기를 공급한 기업 이름이다. 그는 또 “선거일 밤 일어난 ‘기계적 결함’은 모두 그들이 선거를 훔치려다 들킨 것”이라며 “하지만 상당 부분은 그들이 들키지 않고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첫 사례라고 해석했다. 부정선거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단 개표 결과상 바이든의 당선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선거 승리를 처음으로 수용하는 듯한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앞서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국 여러 주에서 개표 관련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연이어 패배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만 트럼프 캠프가 제기한 소송 중 9건이 기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법정다툼을 공언했지만 그의 법적 움직임은 대체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선거 결과를 바꿀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 내부에서도 올해 대선 결과를 놓고 싸우느니 다음 기회를 기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2024년 대선에 도전하기 위한 전략을 캠프 자문들과 논의했다"며 "유명세를 유지하고 계속 주목을 받기 위한 미디어 관련 방안에 대해 의논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