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스님 /사진=JTBC 제공
혜민스님 /사진=JTBC 제공
방송에 출연해 서울 도심에 위치한 자택을 공개한 후 건물주 논란, 시세 차익 의혹 등이 불거진 혜민스님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혜민스님은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며칠 사이의 일들에 마음이 무겁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혜민스님, '온앤오프' 출연 모습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혜민스님, '온앤오프' 출연 모습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앞서 혜민스님은 지난 7일 tvN '온앤오프'에 출연해 남산타워가 보이는 삼청동의 집을 공개했다. 더불어 그는 맥북, 에어팟 등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속세를 떠난 보통의 스님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승복을 입은 채로 유료 명상 앱 개발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출근해 일을 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혜민스님을 향해 네티즌들은 '무소유'가 아닌 '풀소유'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여기에 일부 매체가 미국 시민권자인 혜민스님이 본인 명의로 구입한 삼청동 단독 주택을 자신이 대표인 선원에 팔아 1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혜민 스님의 미국 이름은 라이언 봉석 주(Ryan Bongsuk Joo)이며, 속명(본명)은 주봉석이다.

하버드대를 나와 불도에 귀의한 미국인 현각스님이 혜민스님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기까지 했다. 현각스님은 이날 페이스북에 "속지마. 연예인일 뿐이다.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 뿐이다"고 적으며 혜민스님의 행실을 지적했다. 이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라고도 했다.

'푸른 눈의 수행자'로 잘 알려진 현각스님은 현정사 주지와 화계사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내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러나 2016년 한국 불교문화를 정면 비판하며 한국을 떠났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혜민 스님은 활동 중단을 결심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한 그는 그간 책과 강연을 통해 무소유와 명상을 강조하며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렇기에 대중은 이 같은 논란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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