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여성암 중 환자가 가장 많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7년 신규 유방암 환자는 2만2300명으로, 전체 여성암의 20.3%를 차지했다. 40대 환자가 32.4%로 가장 많았고 50대(30.1%), 60대(17.5%) 순이었다.

이처럼 유방암이 흔하다 보니 정확하지 않은 정보도 많이 퍼지고 있다. 강영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다”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현혹되기보다는 정기검진 등을 통해 조기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유방암에 대한 진실과 오해에 대해 알아봤다.

브래지어 착용하면 유방암 걸린다? ‘No’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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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에 대한 대표적 오해 중 하나가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미국 인류학자 시드니 로즈싱거는 1995년 자신의 저서 《입으면 죽는다(Dressed To Kill)》를 통해 매일 12시간 넘게 브래지어를 착용한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11%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암학회는 2007년 이 주장을 ‘근거 없는 주장’으로 분류했다. 브래지어가 림프 기관을 압박해 독소가 축적된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데다 통계적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겨드랑이 부위 림프 기관이 눌리기는 한다. 하지만 이는 속옷을 벗으면 바로 회복된다. 최근에는 브래지어 착용이나 시간, 시기가 유방암 발생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콩을 먹으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도 잘못된 속설 중 하나다.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은 콩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 때문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체내 에스트로겐과 경쟁해 항에스트로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먼저 차지해 체내 에스트로겐이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체내 에스트로겐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해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 이 때문에 콩을 먹는 것은 오히려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물성 에스트로겐과 유선세포 수용체가 결합하면 체내 에스트로겐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콩과 콩으로 만든 두유, 두부 등이 유방암을 높인다는 속설은 잘못된 정보다.

모유 수유는 유방암 발생 위험 낮춰

모유 수유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춰준다는 주장은 근거 있는 얘기다. 모유 수유를 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을 10% 정도 낮추고 수유 기간이 길수록 발생 위험이 더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모유 수유를 한다고 해서 유방암이 아예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유 수유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는 있지만 유방암 발병을 완전히 억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슴 성형 보형물을 넣는 유방확대수술이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근거도 없다. 유방 보형물을 넣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비교한 연구 결과 유방 보형물이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지방이식이나 필러 주사를 맞아 유방을 확대했다면 유방 촬영이나 초음파만으로는 암세포를 확인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유방암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 있으면 위험

여성이라면 누구나 걸릴 위험이 있는 것이 유방암이다. 부모로부터 암 유전자를 물려받아 선천적으로 암에 취약한 유전성 유방암도 있다.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한다. 암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암 발병 확률이 높다. 암 유전자가 있으면 유방암은 60~80%, 난소암은 20~40%까지 발병률이 높아진다.

유전성 유방암과 일반 유방암은 치료 성적이나 회복 과정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지나치게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예방적 치료를 하거나 검사를 잘 받는 것이 좋다. 강 교수는 “유방암은 빨리 발견해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며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유방암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그는 “유방암 0기의 5년 생존율은 98.3%, 4기는 34%”라며 “30세 이상 여성은 매달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 여성은 1~2년마다 유방 전문의를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