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두근거림·'핑' 도는 느낌 잦다면 부정맥 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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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 김진배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스트레스·폭음에 젊은 환자 급증
증상 방치 땐 심장마비로 이어져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예방해야
스트레스·폭음에 젊은 환자 급증
증상 방치 땐 심장마비로 이어져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예방해야
“직장 상사에게 혼날 때, 마음에 드는 이성과 소개팅을 할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 없이 두근거린다면 부정맥을 의심해볼 수 있죠. 갑자기 졸도를 하거나 머리가 ‘핑’ 도는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김진배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사진)는 “부정맥 증상을 방치하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지만 초기에 진단하면 쉽게 치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과 심실빈맥 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부정맥 전문가다. 2013년 유전성 심장 부정맥으로 제세동기를 삽입하지 않으면 사망할 위험이 높았던 환자를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5시께 끝난 장시간의 치료 덕분에 환자는 무사히 퇴원했다. 이후로도 “어렵고 힘든 환자를 끝까지 치료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의사지만 그는 스포츠의학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도 지냈다. 그는 “젊은 운동선수가 급사로 이어지는 데는 몇 가지 질환이 있는데 이런 병은 심전도상에 특징이 있다”며 “심전도 검사를 받으면 선천성 심장질환은 대부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를 통해 부정맥 조기 진단과 심전도 검사 등에 대해 알아봤다.
▷부정맥은 어떤 질환인가.
“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구성됐다. 정상 맥박이면 심방과 심실이 규칙적으로 뛴다. 성인 기준 1분당 60~80회다. 한순간도 쉬지 않는 심장이지만 평소에는 심장 박동을 의식하지 못한다. 다만 정상을 벗어나 평소보다 빠르거나 느리게 뛰면 이상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심장 박동의 불규칙함이 부정맥이다. 주로 선천성 심장 기형으로 발생하지만 과로나 스트레스, 폭음 등으로 몸을 혹사할 때 발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20~30대 젊은 환자의 5% 정도가 부정맥으로 진단받는다.”
▷심장박동이 달라지면 모두 치료받아야 하나.
“정상인에게도 흔히 확인되는 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 등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이 있는 반면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이는 심방세동, 급사를 일으키는 심실세동도 있다. 대부분 환자는 본인이 부정맥을 앓고 있다는 것은 인식하지만 어떤 종류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부정맥 종류에 따라 양상과 치료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에게 물어보고 확실히 알아야 한다.”
▷어떨 때 병원을 가야 하나.
“증상 여부가 중요하다. 상황에 맞지 않게 두근거린다든지, 의식을 잃는 환자도 있다. 잠깐이라도 의식을 잃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른 질환과 증상이 겹치기 때문에 부정맥 진단까지 오래 걸리는 환자도 많다. 어지럼증이 대표적이다. 어지럼증이 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결국 부정맥 진단을 받아 치료받는 환자도 많다. 원인을 찾지 못하다보니 예민하거나 정신 문제인 줄 알고 오랜 기간 정신과 진료를 받는 환자도 있다.”
▷심장 이상 파악이 중요하겠다.
“건강검진을 할 때 혈압 검사 등을 해 고혈압은 가려낸다. 부정맥 증상이 없더라도 선별검사를 받으면 진단되는 환자가 꽤 많다. 부정맥도 이런 심전도 검사를 통해 선별할 수 있는데 십수년 전에 국가건강검진에서 제외됐다. 부정맥이 있어도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도 많고 선천성 부정맥 환자도 있다. 간단한 심전도 검사를 받으면 확인할 수 있다. 가격도 심전도 한 장에 5000원밖에 안 한다. 이를 다시 건강검진에 포함해야 한다.”
▷부정맥 진단 땐 어떤 치료를 하나.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유형은 심방세동이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맥 증상을 호소한다. 진단 후 약물치료를 하고 필요하면 전극도자 절제술로 치료한다. 맥박이 느려 숨이 차거나 실신한다면 심장박동기를 삽입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선천적 부정맥은 전극도자절제술이나 인공심박동기 시술로 치료한다. 후천성 부정맥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원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조기 치료 효과가 좋겠다.
“심방세동은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아예 치료되지 않는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조기에 부정맥을 찾으면 생활습관 패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도움 된다. 대표적인 게 유산소 운동이다. 건강을 위해 1주일에 서너 번 20~30분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카페인 음료를 많이 먹거나 술을 많이 마셔 부정맥이 생기는 사람도 많다. 젊은 환자는 이런 생활습관을 바꾸면 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 심해지면 약으로도 조절이 안 된다. 부작용으로 뇌졸중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조기 발견을 강조하는 이유다.”
▷제세동기 삽입 치료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심실빈맥으로 급성 심정지를 경험했거나 심부전 약물치료를 3개월 넘게 했지만 호전되지 않는 환자는 1·2차 예방을 위해 제세동기 삽입을 권장한다.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빨리 심장을 다시 뛰게 해야 한다. 급사 고위험군에 제세동기 삽입은 필수다. 정맥을 통해 심장 안으로 전극선을 삽입하는 기존 삽입형 제세동기는 감염 위험이 있어 시술할 때나 관리할 때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심장이나 혈관 안으로 삽입하지 않고 피부 아래에 전극선을 삽입해 합병증을 줄인 기기 등이 활용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김진배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사진)는 “부정맥 증상을 방치하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지만 초기에 진단하면 쉽게 치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과 심실빈맥 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부정맥 전문가다. 2013년 유전성 심장 부정맥으로 제세동기를 삽입하지 않으면 사망할 위험이 높았던 환자를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5시께 끝난 장시간의 치료 덕분에 환자는 무사히 퇴원했다. 이후로도 “어렵고 힘든 환자를 끝까지 치료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의사지만 그는 스포츠의학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도 지냈다. 그는 “젊은 운동선수가 급사로 이어지는 데는 몇 가지 질환이 있는데 이런 병은 심전도상에 특징이 있다”며 “심전도 검사를 받으면 선천성 심장질환은 대부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를 통해 부정맥 조기 진단과 심전도 검사 등에 대해 알아봤다.
▷부정맥은 어떤 질환인가.
“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구성됐다. 정상 맥박이면 심방과 심실이 규칙적으로 뛴다. 성인 기준 1분당 60~80회다. 한순간도 쉬지 않는 심장이지만 평소에는 심장 박동을 의식하지 못한다. 다만 정상을 벗어나 평소보다 빠르거나 느리게 뛰면 이상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심장 박동의 불규칙함이 부정맥이다. 주로 선천성 심장 기형으로 발생하지만 과로나 스트레스, 폭음 등으로 몸을 혹사할 때 발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20~30대 젊은 환자의 5% 정도가 부정맥으로 진단받는다.”
▷심장박동이 달라지면 모두 치료받아야 하나.
“정상인에게도 흔히 확인되는 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 등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이 있는 반면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이는 심방세동, 급사를 일으키는 심실세동도 있다. 대부분 환자는 본인이 부정맥을 앓고 있다는 것은 인식하지만 어떤 종류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부정맥 종류에 따라 양상과 치료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에게 물어보고 확실히 알아야 한다.”
▷어떨 때 병원을 가야 하나.
“증상 여부가 중요하다. 상황에 맞지 않게 두근거린다든지, 의식을 잃는 환자도 있다. 잠깐이라도 의식을 잃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른 질환과 증상이 겹치기 때문에 부정맥 진단까지 오래 걸리는 환자도 많다. 어지럼증이 대표적이다. 어지럼증이 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결국 부정맥 진단을 받아 치료받는 환자도 많다. 원인을 찾지 못하다보니 예민하거나 정신 문제인 줄 알고 오랜 기간 정신과 진료를 받는 환자도 있다.”
▷심장 이상 파악이 중요하겠다.
“건강검진을 할 때 혈압 검사 등을 해 고혈압은 가려낸다. 부정맥 증상이 없더라도 선별검사를 받으면 진단되는 환자가 꽤 많다. 부정맥도 이런 심전도 검사를 통해 선별할 수 있는데 십수년 전에 국가건강검진에서 제외됐다. 부정맥이 있어도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도 많고 선천성 부정맥 환자도 있다. 간단한 심전도 검사를 받으면 확인할 수 있다. 가격도 심전도 한 장에 5000원밖에 안 한다. 이를 다시 건강검진에 포함해야 한다.”
▷부정맥 진단 땐 어떤 치료를 하나.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유형은 심방세동이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른 빈맥 증상을 호소한다. 진단 후 약물치료를 하고 필요하면 전극도자 절제술로 치료한다. 맥박이 느려 숨이 차거나 실신한다면 심장박동기를 삽입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선천적 부정맥은 전극도자절제술이나 인공심박동기 시술로 치료한다. 후천성 부정맥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원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조기 치료 효과가 좋겠다.
“심방세동은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아예 치료되지 않는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조기에 부정맥을 찾으면 생활습관 패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도움 된다. 대표적인 게 유산소 운동이다. 건강을 위해 1주일에 서너 번 20~30분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카페인 음료를 많이 먹거나 술을 많이 마셔 부정맥이 생기는 사람도 많다. 젊은 환자는 이런 생활습관을 바꾸면 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 심해지면 약으로도 조절이 안 된다. 부작용으로 뇌졸중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조기 발견을 강조하는 이유다.”
▷제세동기 삽입 치료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심실빈맥으로 급성 심정지를 경험했거나 심부전 약물치료를 3개월 넘게 했지만 호전되지 않는 환자는 1·2차 예방을 위해 제세동기 삽입을 권장한다.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빨리 심장을 다시 뛰게 해야 한다. 급사 고위험군에 제세동기 삽입은 필수다. 정맥을 통해 심장 안으로 전극선을 삽입하는 기존 삽입형 제세동기는 감염 위험이 있어 시술할 때나 관리할 때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심장이나 혈관 안으로 삽입하지 않고 피부 아래에 전극선을 삽입해 합병증을 줄인 기기 등이 활용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