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선거 판세... 누가 돼도 노정관계는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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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 지지를 놓고 온건파 vs 강경파로 구분
'김상구(1번)-양경수(3번)' 결선투표 간다는 전망 우세
文정부 노동정책 비판에는 후보자 모두 한목소리
'김상구(1번)-양경수(3번)' 결선투표 간다는 전망 우세
文정부 노동정책 비판에는 후보자 모두 한목소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선거전이 한창이다. 오는 11월 28일에서 12월 4일까지 일주일간의 투표를 앞두고 지금은 공식 선거운동이 진행 중이다.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을 줄여서 부르는 말인 ‘위수사’가 각각 러닝메이트로 뛰는 후보로는 현재 4개조가 공식 등록돼 있다. 1번에서 4번까지 기호가 부여됐다. 면면을 살펴본다.
기호 1번은 김상구(전 금속노조 위원장)-박민숙(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황병래(건강보험공단 노조 위원장) 후보조다. 김상구 위원장 후보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소속으로 2016년에서 2017년에 걸쳐 금속노조 위원장을 역임했다. '사회적 대화 참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노총의 고질병으로 일컬어지는 정파 구도를 넘어서서 산별 노조를 중심으로 민주노총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공약도 덧붙였다.
기호 2번은 이영주(전 전교조 수석 부위원장)-박상욱(금속노조 대의원)-이태의(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후보조다. ‘좌파그룹(민중민주·PD)’으로 ‘현장파’로도 불리는 강경파다. 이영주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위원장 후보로는 유일한 여성이다.
기호 3번은 양경수(경기본부장)-윤택근(민주노총 부위원장)-전종덕(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다.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민주노동자전국회의(민족해방·NL)’ 계열로 알려졌다. 당초 전국회의는 마땅한 위원장 후보감이 없어 인물난을 겪다 최근 양 후보를 어렵사리 발굴했다고 알려졌다. 양 후보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 출신이다. “최초의 비정규직 출신 민주노총 후보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최후의 비정규직 후보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모든 근로자가 정규직이 될 때까지 비정규직 투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기호 4번은 이호동(발전노조 초대 위원장)-변외성(건설노조 대의원)-봉혜영(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등록했다. ‘전해투’로 일컬어지는 강성의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그룹 소속이다.
◆1차 투표에선 김상구ㆍ양경수 후보가 우세하다는 전망 나와
조합원 직선제로는 3번째인 이번 선거에서 투표가 시작되기까지 10일가량 남겨 놓은 시점에서 기호 3번 양경수 후보조가 선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계파에 소속돼 있는 데다 ‘선명성’, ‘언변’ 등의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부각된다는 평이 나온다.
후보가 4개조나 나선 상황이어서 어느 한 쪽도 과반수 득표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민주노총은 1, 2위 득표자를 놓고 결선 투표를 거친다. 1차 투표에서는 산별 대표자 그룹의 1번 김상구 후보와 전국회의 계열의 3번 양경수 후보가 결선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선투표에서는 기호 2번과 4번 후보들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1번 김상구 후보로 지지세가 몰릴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고 노동계 인사는 말한다.
◆사회적 대화는 대의원대회 결정사항... 누가 돼도 바로 노사정위 참여 어려워
이번 선거 과정에서 외부에는 ‘노사정 대화’를 지지하는 1번 김상구 후보와 ‘투쟁’을 앞세우는 나머지 세 개 후보로 구분해 보는 시각이 많다. 대부분의 언론 분석은 이 같은 이분법에 근거한다. 김 후보가 선출될 경우 사회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친다.
공개 토론회에서 나온 각 후보자의 말을 모아보면 이런 분석은 크게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대화를 지지하는 1번 김상구 후보조차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가 부결된 마당에 이를 바로 뒤집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조직 내 논의를 통해 사회적 대화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수준이다.
반면 ILO 핵심협약 관련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 정부안을 ‘노동개악’으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부가 무늬만 노동존중 정책을 내세운다며 이를 비판하는 데는 모든 후보들이 한목소리다. 기호 3번 양경수 후보는 선출되면 내년 11월 총파업 투쟁을 조직한 뒤 2022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이어가겠다며 대정부 강경투쟁 노선을 분명히 했다.
◆文정부 노동정책 반대에는 모든 후보 한목소리... 노정관계 험로 예고
이런 와중에 오늘(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공청회를 열고 ‘ILO 협약 관련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또 환노위는 이번 달 26일과 30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법안 논의를 계획하고 있다. 현장파 소속의 기호 2번 이영주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금 민주노총이 선거나 할 때인가”라며 “노동개악 저지 투쟁이 선거보다 더 시급한 당면 투쟁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노총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노정관계는 앞으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가 노사정 대화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데다 현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정파 불문하고 높기 때문이다.
최종석 전문위원/좋은일터연구소장 jsc@hankyung.com
기호 2번은 이영주(전 전교조 수석 부위원장)-박상욱(금속노조 대의원)-이태의(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후보조다. ‘좌파그룹(민중민주·PD)’으로 ‘현장파’로도 불리는 강경파다. 이영주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위원장 후보로는 유일한 여성이다.
기호 3번은 양경수(경기본부장)-윤택근(민주노총 부위원장)-전종덕(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다.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민주노동자전국회의(민족해방·NL)’ 계열로 알려졌다. 당초 전국회의는 마땅한 위원장 후보감이 없어 인물난을 겪다 최근 양 후보를 어렵사리 발굴했다고 알려졌다. 양 후보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 출신이다. “최초의 비정규직 출신 민주노총 후보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최후의 비정규직 후보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모든 근로자가 정규직이 될 때까지 비정규직 투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의미다.
기호 4번은 이호동(발전노조 초대 위원장)-변외성(건설노조 대의원)-봉혜영(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등록했다. ‘전해투’로 일컬어지는 강성의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그룹 소속이다.
◆1차 투표에선 김상구ㆍ양경수 후보가 우세하다는 전망 나와
조합원 직선제로는 3번째인 이번 선거에서 투표가 시작되기까지 10일가량 남겨 놓은 시점에서 기호 3번 양경수 후보조가 선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계파에 소속돼 있는 데다 ‘선명성’, ‘언변’ 등의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부각된다는 평이 나온다.
후보가 4개조나 나선 상황이어서 어느 한 쪽도 과반수 득표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민주노총은 1, 2위 득표자를 놓고 결선 투표를 거친다. 1차 투표에서는 산별 대표자 그룹의 1번 김상구 후보와 전국회의 계열의 3번 양경수 후보가 결선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선투표에서는 기호 2번과 4번 후보들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1번 김상구 후보로 지지세가 몰릴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고 노동계 인사는 말한다.
◆사회적 대화는 대의원대회 결정사항... 누가 돼도 바로 노사정위 참여 어려워
이번 선거 과정에서 외부에는 ‘노사정 대화’를 지지하는 1번 김상구 후보와 ‘투쟁’을 앞세우는 나머지 세 개 후보로 구분해 보는 시각이 많다. 대부분의 언론 분석은 이 같은 이분법에 근거한다. 김 후보가 선출될 경우 사회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친다.
공개 토론회에서 나온 각 후보자의 말을 모아보면 이런 분석은 크게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대화를 지지하는 1번 김상구 후보조차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가 부결된 마당에 이를 바로 뒤집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조직 내 논의를 통해 사회적 대화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수준이다.
반면 ILO 핵심협약 관련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 정부안을 ‘노동개악’으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부가 무늬만 노동존중 정책을 내세운다며 이를 비판하는 데는 모든 후보들이 한목소리다. 기호 3번 양경수 후보는 선출되면 내년 11월 총파업 투쟁을 조직한 뒤 2022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이어가겠다며 대정부 강경투쟁 노선을 분명히 했다.
◆文정부 노동정책 반대에는 모든 후보 한목소리... 노정관계 험로 예고
이런 와중에 오늘(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공청회를 열고 ‘ILO 협약 관련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또 환노위는 이번 달 26일과 30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법안 논의를 계획하고 있다. 현장파 소속의 기호 2번 이영주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금 민주노총이 선거나 할 때인가”라며 “노동개악 저지 투쟁이 선거보다 더 시급한 당면 투쟁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노총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노정관계는 앞으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가 노사정 대화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데다 현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정파 불문하고 높기 때문이다.
최종석 전문위원/좋은일터연구소장 js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