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를 사들인 기관투자가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 물량 132만여주가 시장에 풀렸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주가는 7% 넘게 올랐다. 빅히트가 지난 3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내자 4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빅히트는 16일 7.19% 오른 1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빅히트가 상장 후 7% 이상 상승한 것은 지난 5일(10.07%) 이후 두 번째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이날 빅히트가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상장 한 달째를 맞아 132만2416주에 달하는 기관 보유물량의 보호예수 기간(1개월)이 해제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빅히트는 IPO 과정에서 공모주 713만주 중 428만주를 기관에 배정했다. 이 중 30.9%인 132만주가 이날부터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졌다. 전체 상장주식 수 대비로는 약 3.7%(2260억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현재 주가가 공모가(13만5000원)을 웃돌고 있는 만큼 이 중 상당수가 차익실현 매물로 나올 것으로 봤다. 실제 빅히트 4대 주주였던 메인스톤은 보호예수가 없는 물량 168만여주를 상장 직후 4거래일 동안 내다팔았다. 이 기간 빅히트는 시초가(27만원) 대비 32.4% 급락했다.

하지만 빅히트가 증권업계 추정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빅히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401억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321억원)를 25% 가량 웃돌았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공연이 없었지만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를 통한 온라인 콘서트가 3분기 실적으로 잡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BTS)이 컴백하는 4분기에는 빅히트가 더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오는 20일 출시되는 BTS 신규앨범은 판매가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높다"며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BTS 이외 아티스트들의 음반판매도 순조로운 점을 감안해 4분기 빅히트의 음반판매량 추정치를 650만장으로 기존 대비 30% 상향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