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개월 만에 반등했던 은행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소폭 하락했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코픽스는 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주택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 움직임에 발맞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0.87%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과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면서 신규 취급액 코픽스도 소폭 내려갔다는 설명이다. 조달 금리 변화가 신규 취급액에 비해 서서히 반영되는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9월 1.04%보다 더 떨어진 1.0%를 기록했다.

그런데 국민·농협 등 일부 은행은 코픽스 하락에도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한 달간 적용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보다 0.06%포인트 올려 연 2.76~3.96%를 적용했다. 주담대 상품을 통합하면서 금리를 조정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농협은행도 일부 주담대의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최저금리는 0.35%포인트 올리고 최고금리는 0.05%포인트 낮추는 조정을 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신한·하나은행은 코픽스와 별개로 은행채 등에 연동시킨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매일 산출한다.

최근 은행들이 주택경기가 과열됐다는 정부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우대금리 등을 없애는 방향으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전후로 어떻게든 주택을 사고 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금리가 소폭 조정되겠지만, 주택 수요를 더하거나 감소시킬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