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영입된 '극지탐험가' 남영호 씨가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1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영입된 '극지탐험가' 남영호 씨가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후보 출신 남영호 씨(사진)는 지난 주말 EBS가 자신의 정치적 경력을 문제 삼아 '출연 정지' 시켰다며 문제 제기했다.

EBS 측은 관련 사실을 부인한 가운데 당사자인 남영호 씨는 재차 EBS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해 미래한국당 비례 받았던 남영호

남영호 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경력 때문에 EBS 출연 금지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EBS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해외촬영이 불가능해진 상황에 자구책으로 지난 방송분을 스페셜로 엮어 내보내고 있는데 외주제작사에서는 내가 출연한 몇 편을 방송하려 했으나 EBS 본사에서 반려됐다고 한다"며 "이유는 정치경력이라고 들었다. 선거도 끝났고 낙선한 나는 이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단지 총선 후보 경력이 있다는 것이 이유라면 납득하기가 어렵다. 출연 불가, 방송불가는 범죄자에게나 해당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남영호 씨는 앞서 지난 1월 자유한국당의 3호 영입 인사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이후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 순번 28번을 받았으나 낙선했다.

EBS는 지난 15일 "정치 활동경력 때문에 방송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남영호 씨에게 언급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또 "EBS는 남영호 씨의 주장에 대해 외주제작사에 사실관계를 물었으나, 해당 제작사는 '정치적 인사라는 이유로 출연 정지 대상'이라고 남영호 씨에게 언급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사는 또 남영호 씨도 해당 내용을 제작사한테 직접 들은 게 아니라, 다른 루트를 통해 들었다고 답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영입된 '극지탐험가' 남영호 씨(오른쪽 두 번째)가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전 대표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영입된 '극지탐험가' 남영호 씨(오른쪽 두 번째)가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전 대표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BS "그런 사실 없다" vs 남영호 "참 야비하다"

남영호 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EBS의 공식 입장은 구차하다"며 EBS의 입장에 의문을 가지며 반박에 나섰다.

"정치 활동경력 때문에 방송이 불가하다고 남영호 씨에게 언급한 적이 없다"는 EBS의 주장에 대해선 "문제가 됐던 민감한 사안에 대해 본사 담당자에게 숱하게 문의하고 연락을 요청했지만 전화통화 한번 못했고 결국 그들은 제작사 목을 잡고 흔들어 무마했었다"고 주장했다.

"외주제작사에 사실관계를 물었고 해당 사실 없음을 확인했다. 남영호 씨도 다른 루트를 통해 들었다고 답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EBS 자체의 출연자에 대한 선정기준과 출연 불가대상에 대한 내부기준을 밝히고 이런 근거로 처리하고 있다고 하는게 맞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사실관계를 묻고 싶으면 나한테도 연락을 해보지, 갑을 관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힘없는 외주제작사의 목을 또 잡고 흔들었다"며 "기사가 나간 다음 날 아침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온 관계자의 전화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시 통화에서 EBS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정치적 이유로 방송 출연이 안 되었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 내 입으로 그런 말 한 게 아니다'라고 통화 중에 수차례 언급했다"며 "함께 했던 시간과 정을 얘기하며 나의 대답을 요구하는 절박함에 '오해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그게 그대로 EBS의 공식 입장으로 나갔다. 참 야비한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