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상향 조정을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고 2주 뒤인 다음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서다. 서울과 경기도는 19일부터, 인천은 23일부터 거리두기 대응이 1.5단계로 올라간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의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새 거리두기 방역 기준이 시행된 지난 7일 이후 열흘 만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6일 230명 발생했다. 이 중 수도권 확진자는 137명이다. 10~16일 이 지역 확진자는 111.3명으로, 1.5단계 격상 기준인 100명을 넘겼다. 60세 이상 환자는 39.7명으로, 기준치인 40명에 다다랐다. 방역당국은 당초 수도권 모든 지역에 1.5단계를 적용하려 했지만 인천지역 확진자는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4.1명으로 비교적 적어 4일 뒤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강원도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15.3명으로, 격상 기준인 10명을 넘었다. 하지만 강원도 전체를 격상하는 대신 철원만 19일부터 1.5단계로 격상한다. 확진자가 영서 지역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도 19일부터 1.5단계로 높인다.

거리두기 대응이 1.5단계로 올라가면서 서울과 경기지역 클럽, 헌팅포차 등에서 춤을 추는 것이 금지되고 좌석 간 이동도 할 수 없게 된다. 칸막이 등을 설치해야 하는 식당·카페의 면적 기준은 150㎡에서 50㎡로 바뀐다.

노래방, 결혼식장, 장례식장, 오락실 등은 4㎡당 한 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학원과 이미용실은 4㎡당 한 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거나 한 칸씩 띄워 앉아야 한다. 영화관, 공연장, PC방, 독서실 등에서도 다른 일행과 한 칸씩 띄워 앉아야 한다.

교회 등의 예배는 좌석의 30%만 참여할 수 있고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된다. 100명 넘게 참석하는 콘서트, 학술행사, 집회 등도 열지 못한다. 입장 가능한 스포츠 관중은 좌석의 50%에서 30%로 줄어든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거리두기 1.5단계를 2주간 유지한 뒤 유행 상황을 재평가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