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 계열 캄보디아 현지 은행인 프놈펜상업은행(PPCB뱅크)이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법인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지 환경을 고려해 디지털 금융을 확대하고, 눈높이에 맞춘 특화 서비스를 펼친 게 주효했다. 캄보디아에서만큼은 ‘한국계 리딩뱅크’ 자리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17일 JB금융에 따르면 PPCB뱅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14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한캄보디아와 KB캄보디아는 각각 약 107억원, 약 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두 회사의 순이익을 합쳐야 PPCB뱅크 실적을 따라잡을 수 있다.

캄보디아 내 상업은행 수가 3년간 10여 개 이상 늘어나며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있지만 JB금융은 소매금융업을 중심으로 선전 중이다. JB금융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 비해 후발주자로 현지에 진출했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가장 가팔랐다. 법인 인수 4년 만에 순이익을 여섯 배로 키웠다. PPCB뱅크에 따르면 자산 규모도 캄보디아 상업은행 47개 중에서 10위권 안팎으로 올라섰다.

PPCB뱅크의 성장 요인은 ‘과감한 디지털 전환’이다. 캄보디아의 현지 은행 이용률은 22%에 불과하다. 반면 모바일 보급률은 116%에 달한다. 국민 한 사람당 한 개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JB금융은 모바일 뱅킹에 집중하기 위해 현지에서 조달할 수 없는 운송장비를 직접 만들어 가며 은행의 정보기술(IT)센터를 캄보디아로 이전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일반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PPCB뱅크는 공식 앱을 통해 카드나 계좌가 없어도 송·출금을 할 수 있는 ‘모바일페이’를 2017년 내놨다. 은행 관계자는 “출시 이후 많은 캄보디아 은행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프놈펜 지역과 그 외 13개 지점에선 외국인과 고액 자산가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의 경제 활동이 활발한 캄보디아 상황을 고려해 주요 지점에선 외국인 전용 창구를 운영한다. ‘골드클럽’이라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도 있다.

JB금융 관계자는 “현지 맞춤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며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현지 법인을 인수하며 과감히 투자한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