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발표되자 두 항공사 마일리지 통합비율이 화제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보유한 카드 회원은 낮은 비율로 대한항공 마일리지에 통합될 것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대한항공 대비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가치를 최저 80%에서 최고 100%까지 인정하고 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15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마일리지는 같이 사용된다”며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사용처가 부족해 소비자 불편이 컸는데 이제 대한항공이나 관련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오히려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카드 포인트와 마일리지 교환비율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를 예상할 수 있다. 카드사 포인트는 보통 1포인트당 1원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현금화도 가능하기 때문에 카드사가 보는 마일리지의 가치를 현금으로 환산해 비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가치보다 높게 본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는 대한항공마일리지 대비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를 80% 수준으로 보는데,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은 교환비율이다. 신한카드는 대한항공의 경우 1마일리지당 25마이신한포인트(1포인트는 1원), 아시아나항공은 1마일리지당 20포인트로 인정한다. 현대카드도 각각 25엠포인트, 20엠포인트로 교환비율이 신한카드와 같다.
반면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를가장 높게 치는 곳은 삼성카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마일리지 둘 다 1마일리지당 15포인트로 가치를 같게 본다. KB국민카드는 각각 20포인트, 18포인트로 삼성카드에 이어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를 높게 친다. 롯데카드는 각각 20포인트, 17포인트를 1마일리지로 바꿔준다.

카드사별로 대한항공 마일리지 당 아시아나 마일리지 비율은 삼성카드 1, KB국민카드 0.9, 롯데카드 0.85, 신한·현대카드 0.8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항공사와의 마일리지 구매계약이 다르기 때문에 교환비율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인트를 마일리지로 바꿀 수 있지만, 마일리지를 포인트로 전환할 수는 없다. 포인트는 현금화가 가능한데, 항공산업법상 항공 마일리지를 다른 지급결제수단으로 바꾸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신한·현대카드가 책정한 80%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가입했던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스타 얼라이언스는 26개 항공사로 구성된 최대 항공사 연합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스타 얼라이언스 회원 항공사에서 쓸 수 있었다. 스카이팀(19개 항공사)에 가입한 대한항공 마일리지보다 유리했던 부분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항공시장을 독점하면서 예전보다 협상력이 더욱 강해진 탓에 아시아나 마일리지 가치를 더 낮게 볼 유인이 생겼다"며 "가치를 높게 볼수록 기존 아시아나 회원에게 제공해야하는 혜택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가 부담하는 마일리지 구입비용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드사들은 카드소비자가 쌓은 항공 마일리지를 매달 항공사로부터 돈을 주고 사온다. 예를 들어 A라는 카드 회원이 지난 6월 1만2000마일리지를 쌓았다면 카드사는 그만큼의 마일리지를 매달 말에 항공사로부터 사와야한다. 항공사가 카드사에 요구하는 마일리지 구입비용이 올라가면 카드에 들어가는 마일리지 혜택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 카드업계의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