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올 들어 두배로 급증했다. 뉴욕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경찰(NYPD)는 올 들어 이달 둘째주까지 뉴욕시에서 1359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가량 증가했다. 총격 사건의 피해자 수는 16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8명)의 두 배였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총격 사건이 증가한 원인으로 코로나19를 꼽았다.

미국에서 올 3월 코로나19 1차 확산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커졌다. 하반기에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따른 시위 발생, 미 대선 등이 이어지며 자기 보호 수단인 총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탄약시장 등을 연구하는 컨설팅회사인 SAAF(Small Arms Analytics & Forecasting)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미 전체 총기 판매량은 1860만정으로 집계됐다. 2016년에 기록한 연간 최대 판매량(1660만정)을 이미 추월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범죄이력조회시스템(NICS)에서 미국인들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신원조회를 한 건수는 2900만건에 가까웠다. 이미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신원조회 건수(2836만건)를 넘겼고 1998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다 건수다. 미국에서는 총기를 구매하려면 FBI의 NICS에서 신원조회를 완료해야 한다.

다만 총격 외 다른 강력범죄 사건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요 범죄의 검거율은 13% 가량 감소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줄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NYPD는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경찰관들이 출근하기 어려워지면서 인력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