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질병과 경제적 위험을 우리 사회의 불안요인으로 보는 국민들이 크게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각종 경제정책 실패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 절반 이상이 결혼을 해야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남녀간 차이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 국민의 32.8%가 신종질병을 사회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2018년 2.9%에서 29.9%포인트 상승했다. 올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위협이 나타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제적 위험을 불안요인으로 꼽은 사람은 14.9%로 신종질병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지난 조사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3대 불안요인으로 꼽힌 범죄, 국가안보, 환경오염보다도 더 큰 불안요인으로 지목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부동산 가격 상승, 취업난 등 다양한 경제 위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범죄는 13.2%가 불안요인으로 선택했다. 지난 2018년 20.6%에서 7.4%포인트 하락했다. 국가안보는 18.6%에서 11.3%로, 환경오염은 13.5%에서 6.6%로 각각 낮아졌다.

결혼을 해야한다는 사람은 2018년 48.1%에서 올해 51.2%로 증가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결혼에 대한 긍정 응답이 10년만에 반등했다. 특히 미혼 남성 중 결혼을 해야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2018년 36.3%에서 올해 40.8%로 증가했다. 미혼 여성은 22.4%로 동일했다. 반면, 결혼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답변도 3.0%에서 4.4%로 높아졌다. 미혼 여성은 7.2%에서 10.5%로 증가했고, 미혼 남성도 3.6%에서 5.0%로 높아졌다. 결혼식 문화에 대해선 74.3%가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한다는 응답은 62.5%로 높은 편이었지만 아내 입장에서 실제 공평히 분담한다는 인식은 20.2%애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부양 책임을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부담해야한다는 응답은 2018년 48.3%에서 올해 61.6%로 크게 뛰었다.

학교생활에 만족하는 중고등학생 비중은 59.3%로 2년 전 58.0% 소폭 증가했다. 원하는 단계까지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은 56.2%에서 56.1%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57.9%는 미충족 사유로 '경제적 형편'을 꼽았다. 대학 이상의 교육을 원하는 학생은 2018년 82.7%에서 올해 84.1%로 늘었다. 온라인매체로 학습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41.4%였다.

국민 중 절반이 넘는 50.4%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좋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7.0%는 건강문제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중 62.3%는 걷거나 계단을 오르기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평소 암에 걸릴까 두렵다는 사람도 37.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사회조사는 10개 부문을 나눠 2년 주기로 조사한다. 짝수해에는 가족, 교육과 훈련, 건강, 범죄와 안전, 생활환경을 조사하고 홀수해에는 복지, 사회참여,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에 대해 묻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