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부동산 심리 반영
18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와 각종 SNS상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가짜 뉴스가 퍼지고 있다. 해당 가짜뉴스에는 규제지역 1주택자가 공시가격 미만의 전세가로 동일 임차인과 6년이상 임대차 관계를 맺을 경우 거주요건 없이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규제지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울산 남구, 부산 해운대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부산(수영구, 동래구, 남구, 연제구)과 김포, 천안 불당동이 조정지역으로 지정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담당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오늘 전세대책과 관련해 나간 자료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뉴스인 셈이다. 특히 이번 가짜뉴스의 대상이 된 김포의 경우에는 예민한 반응들이 뒤 따르고 있다. 김포는 최근 서울의 전세난까지 겹치게 되면서 아파트 몸값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2주동안 김포의 아파트값은 4% 가깝게 급등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포의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가짜뉴스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김포가 조정지역이 된다면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매매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도 대출제한이 생겨 내 집 마련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김포 걸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김포가 조정지역이 된다면 김포로 몰린 수요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조정지역 대상으로 올려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지라시의 90%는 규제지역에 포함되더라', '집 값이 너무 올라 규제지역 될 것 같다', '모난돌이 정 맞는법'이라는 글들이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정책 발표 직전마다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그 만큼 불안한 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책을 내놓을 때 마다 집값이 뛰고 전세 물량이 잠기는 등 되레 부작용만 낳은 탓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정부가 부동산과 관련해 일관성 있게 추진한 것은 규제 밖에 없다"며 "정부가 정권 초부터 세운 부동산 시장의 공식이 무너진 상태에서 규제만 내 놓다보니 시장에 있는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이 같은 지라시들이 계속해서 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