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T커머스 자회사 SK스토아가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송을 분석해 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솔루션 ‘SK스토아 온 비전’을 개발했다.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기획하고 특정 멘트, 방송 연출 효과를 삽입해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스토아는 18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T커머스는 디지털 TV 홈쇼핑이다. 일반적인 TV 홈쇼핑과 달리 생방송을 진행할 수 없지만 화면 내 다수의 상품판매 주문형비디오(VOD)를 제공한다. 고객은 VOD를 보고 리모컨으로 결제할 수 있어 양방향성을 갖고 있다.

SK스토아 온 비전은 양방향 데이터 방송의 특성을 활용해 방송 중 발생하는 시청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방송 연출과 판매의 관계, 편성과 상품의 관계, 시청과 외부요인의 관계 등을 계량화해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TV홈쇼핑은 생방송 중 유입된 콜 데이터와 주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매진 임박’, ‘마지막 혜택’ 등 고객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며 상품을 제안해왔다. 하지만 같은 상품이라도 가격 조건, 연출, 편성 시간,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매번 실적이 달라져 체계적 판매 전략을 세우기 어려웠다.

SK스토아 온 비전은 방송 중 발생하는 시청 데이터를 콜 데이터, 주문 데이터와 결합해 그동안 제작자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던 방송 연출과 시청, 실적의 상관 관계를 객관적 지표로 파악할 수 있다. SK스토아 온이 송출되는 전국 2300만가구의 전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표본을 뽑아 산출하는 시청 데이터 조사 방식보다 정확하다.

데이터 확장도 가능하다. 프로그램별 분당·실시간 시청수를 비롯해 가구당 시청 시간, 시청수 대비 구매 전환율 등을 알 수 있다. 방송별 순위, 동일 방송의 일자별 비교 등도 가능하다.

이같은 데이터를 통해 보다 정확한 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지금까지는 방송 판매 실적이 편성 때문인지, 상품 때문인지, 아니면 방송 연출 때문인지 원인을 찾기 힘들었다. 시청 데이터와 방송 장면을 연동해 쇼호스트가 어떤 멘트를 할 때 주문이 높아졌는지, 어떤 장면에서 시청 시간이 길어졌는지 장면에 따른 객관적 분석도 가능하다. 시청 수가 높지만 구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품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고, 시청수는 낮은데 구매 전환율이 높다면 방송 연출 개선을 통해 실적을 더 높일 수 있다.

SK스토아는 데이터 기반 판매 전략을 통해 T커머스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다. 윤석암 SK스토아 대표는 “SK스토아 온 비전을 통해 TV홈쇼핑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뤄낼 수 있다”며 “일방향 미디어인 TV에서도 맞춤형 상품 추천, 큐레이션 고도화 등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