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18일 2000만원을 다시 돌파했다.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코인 광풍’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국내외 금융권에서 “비트코인 값이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비트코인 다시 '고공 비행'…34개월 만에 2000만원 터치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0시 1878만원에서 출발해 오후 1시18분께 2000만원을 넘어섰다. 한때 202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밀고 당기기를 이어갔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수준은 한 달 전(1312만원)보다 50% 이상 높고, 올해 첫날(832만원)과 비교하면 2.5배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넘쳐나는 유동성’과 ‘몰려드는 기관투자가’가 국내외 비트코인 시장을 다시 달아오르게 했다고 분석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이번에도 일회성으로 그칠지 모른다는 예상이 있지만 상황이 3년 전과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의 ‘무차별적 돈 풀기’로 달러를 비롯한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서 비트코인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페이팔, 피델리티, JP모간 등이 잇달아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에 뛰어든 점도 호재로 들었다.

미국 씨티은행은 전날 기관투자가 대상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강세장이 내년 후반까지 이어져 가격이 31만8000달러(약 3억5000만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기 과열이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가상화폐를 비판해 온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서 부의 저장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2월 8일 2000만원대에 처음 진입했고, 이듬해 1월 7일 2504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현 정부가 ‘거래소 폐쇄’까지 거론하며 강력한 규제에 나서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