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백신 효과 소식에 주가 급락

화이자·모더나 뜨자 '찬밥'된 中 백신…제약주 일제히 급락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잇따른 백신 개발 소식에 중국 제약업체들이 유탄을 맞았다. 이들 기업이 각각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제약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일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시험 결과를 공개한 이후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4개 백신 생산업체를 포함한 지수는 11% 떨어졌다. 이는 지난 8월 기록한 최고치보다 약 3분의 1 가량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을 지원해 개발도상국 시장을 선점하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중국 제약업체들의 주가가 그동안 고공행진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 백신 제조업체들의 시가총액은 올해에만 125% 증가해 1조위안(약 168조원)을 넘어섰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칸시노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서만 480% 넘게 급증했다.

중국의 제약업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백신 연구를 급속히 진전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외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임상시험 대상국과 백신 가격 및 유통 방법을 놓고 협상이 길어지면서 최종 임상시험이 계속 지연돼왔다.

칸시노는 파키스탄과 러시아에 이어 지난 7일 멕시코에서 최종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화이자가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에서 백신의 효능이 90%가 넘었다고 밝히자 칸시노의 시가총액은 7.5% 줄었다. 약 7억3000만달러(8055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중국 제약업체 주가에 분명이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