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망가뜨리고 정부가 공급"…전세·일자리 대책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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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필요성 절감하면서도 대책으로 '임대호텔' 꺼내들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급감하자 세금 투입해 단기 일자리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급감하자 세금 투입해 단기 일자리
정부가 임대난 해결을 위해 19일 관광호텔을 개조해 전세수요를 공급하는 등 이른바 '공공임대'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과도한 시장 규제에 따른 부작용을 또 세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앞서 저소득층 일자리를 개선하겠다며 최저임금을 올렸다가 고용 시장이 위축되자 그에 대한 일자리 공급 대책으로 '공공 알바'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도 사회작 약자를 챙기겠다며 내놓은 정책이 거꾸로 이들에게 피해를 주자 결국 정부가 세금을 들여 공급을 늘리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주도의 관치 행정이 고용 시장에 이어 부동산 시장에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부터 줄이고 시장의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정부는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 유동성 공급 등 수요 관리형 전세 대책은 가급적 배제하고 주택 재고 총량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임대주택 공급 확충에 주력했다"며 "특히 당면한 전세 시장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2021년 상반기까지 초단기 공급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규 임대용 주택 전국 4만9000호와 수도권 2만4000호를 가급적 순증 방식으로 조속히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약정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기존 다세대 주택 매입도 병행한다. 국토부는 빈 상가와 관광호텔 등 숙박 시설을 주택으로 개조해 2022년까지 전국 1만3000가구의 공공임대를 공급한다. 서울에서 확보하는 물량은 5400가구다.
정부 발표에 앞서 이낙연 대표의 '임대호텔' 발언이 나오자 야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유휴 관광호텔을 활용해 1인가구 전월세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전세 난민에서 월세 난민으로 밀려난 국민에게 호텔을 개조해 전셋집을 만들어준다는 정부는 국민을 '일세 난민'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예령 대변인은 "초등학교 학급회의 수준의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전세난이 심해져 정부 정책에 기대감을 갖던 수요자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교육 환경, 교통 입지, 주변 인프라 등 주거의 기본 요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세입자들 위한답시고 임대차 3법으로 전세대란 일으켜놓고 기껏 내놓는다는 대책이 '호텔 전세'냐"라는 것이다. "사실상 전세대책이 없다는 걸 정부가 시인한 꼴"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달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포인트 증가했다. 2000년 10월(3.7%)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4.4%로 전년 대비 3.9%포인트나 상승했다.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집권한 정권이 임기 4년 차에 20년 만의 최악 실업률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이 같은 부동산 참사와 고용 참사를 두고 전문가들은 과도한 시장 관여의 역효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해 국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큰 틀에서 보면 포퓰리즘이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호텔도 매입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일자리가 지속되는 것도 아니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동산이 안정될 상황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그야말로 관치 행정을 수년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의 빚은 청년들이 지게 될 터인데 당장의 지표도 나아지는 것이 없고 미래가 더욱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정부는 앞서 저소득층 일자리를 개선하겠다며 최저임금을 올렸다가 고용 시장이 위축되자 그에 대한 일자리 공급 대책으로 '공공 알바'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도 사회작 약자를 챙기겠다며 내놓은 정책이 거꾸로 이들에게 피해를 주자 결국 정부가 세금을 들여 공급을 늘리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주도의 관치 행정이 고용 시장에 이어 부동산 시장에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부터 줄이고 시장의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전세대란 대책이 '임대호텔'이라니…
정부는 이날 향후 2년간 전국에 11만4000호 규모의 임대주택을 매입약정 방식의 신축 매입임대, 공공 전세형 주택 등 순증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했던 '임대호텔'도 포함됐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정부는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 유동성 공급 등 수요 관리형 전세 대책은 가급적 배제하고 주택 재고 총량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임대주택 공급 확충에 주력했다"며 "특히 당면한 전세 시장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2021년 상반기까지 초단기 공급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규 임대용 주택 전국 4만9000호와 수도권 2만4000호를 가급적 순증 방식으로 조속히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약정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기존 다세대 주택 매입도 병행한다. 국토부는 빈 상가와 관광호텔 등 숙박 시설을 주택으로 개조해 2022년까지 전국 1만3000가구의 공공임대를 공급한다. 서울에서 확보하는 물량은 5400가구다.
정부 발표에 앞서 이낙연 대표의 '임대호텔' 발언이 나오자 야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유휴 관광호텔을 활용해 1인가구 전월세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전세 난민에서 월세 난민으로 밀려난 국민에게 호텔을 개조해 전셋집을 만들어준다는 정부는 국민을 '일세 난민'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예령 대변인은 "초등학교 학급회의 수준의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전세난이 심해져 정부 정책에 기대감을 갖던 수요자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교육 환경, 교통 입지, 주변 인프라 등 주거의 기본 요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세입자들 위한답시고 임대차 3법으로 전세대란 일으켜놓고 기껏 내놓는다는 대책이 '호텔 전세'냐"라는 것이다. "사실상 전세대책이 없다는 걸 정부가 시인한 꼴"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세금 투입 '단기 일자리' 뿐
일자리 분야에서도 관치의 부작용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출범 이후 일자리 정책에만 80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내년에도 약 3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고용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청년 디지털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면서 세금 8000억원을 투입, 11만개의 단기 일자리를 만들기도 했다.이달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포인트 증가했다. 2000년 10월(3.7%)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4.4%로 전년 대비 3.9%포인트나 상승했다.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집권한 정권이 임기 4년 차에 20년 만의 최악 실업률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이 같은 부동산 참사와 고용 참사를 두고 전문가들은 과도한 시장 관여의 역효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해 국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큰 틀에서 보면 포퓰리즘이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호텔도 매입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일자리가 지속되는 것도 아니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동산이 안정될 상황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그야말로 관치 행정을 수년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의 빚은 청년들이 지게 될 터인데 당장의 지표도 나아지는 것이 없고 미래가 더욱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