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거론 '월가 황제' 다이먼 "경기부양책 통과 시급…비트코인, 내 취향 아냐"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사진)이 미국 정치인들에게 “어린아이처럼 굴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차 경기부양책 규모를 놓고 설전만 벌이며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다이먼 회장은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개최한 온라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본격 보급되기 전까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부양책 규모를 둘러싸고 대립 중인 양당 정치인들에 대해 “참으로 유치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서둘러 양당이 합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은 경기부양책 규모로 5000억달러면 충분하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를 주장하고 있다. 대선 전부터 시작된 양당의 신경전은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다만 양당의 의견 중 어느 쪽을 찬성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이먼 회장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해 “나는 비트코인에 관심이 없다. 내 취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금, 달러, 미 국채보다 나은 투자처라고 믿으며 비트코인을 산다”면서 “그런 사람들은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고 했다. 각국 정부가 결국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규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소득세율 소폭 인상에 대해 경제 성장에 큰 해가 되지 않는 반면 자본 형성에 과세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증시 전체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지는 않지만 일부 영역은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라고 봤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은 사무실 규모를 30%가량 축소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5년 동안 미 최대 은행의 사령탑을 맡으며 ‘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린 다이먼 회장은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2년에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다이먼 회장이 재무장관에 적임자라고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입각이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하마평을 두고 다이먼 회장은 “재무장관 자리에 욕심을 내고 있지 않으며 적절한 인사가 임명되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