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업은 늘 국민에 도움 돼야…선대 회장 사업보국 정신 계승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선대회장의 33주기를 맞아 창업이념인 ‘사업보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기업은 사회에 희망을 줘야 한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19일 오전 10시40분께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호암미술관에 마련된 정원인 희원 동쪽에 자리한 선영을 찾았다. 삼성 총수 일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 회장 별세 후 26일 만이다. 추도식이 끝난 뒤 이 부회장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계열사 사장급 임원 50여 명과 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은 늘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 이념을 계승하고 발전시키자”고 했다.

이 선대회장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의미를 담은 사업보국을 강조했다. 1982년 미국 보스턴대 명예박사 수여식 강연에선 “나는 인간사회에서 최고의 미덕은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이 경영하는 기업의 사명도 의심할 여지 없이 개인, 가정, 사회, 국가 그리고 인류에 대해 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도 마찬가지다. 1987년 취임사에서 “사회공헌이 최고의 미덕이며 경영 이상”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했다. “사회공헌을 안 하는 기업은 망한다”는 발언도 유명하다.

경제계에선 삼성그룹이 상생경영에 한층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올초 삼성전자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당부했다.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와 이날 오전 9시께 선영을 다녀갔다. 외손자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오후에 선영을 찾았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사장도 오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은 추도식에 불참했다.

용인=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