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남성 직원들이 여성 직원들 먼저 대피시켜"
'3명 사망' 인천 공장 화재…화학물질 폭발로 인명피해 커져
근로자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인천 화장품 제조공장 화재는 화학물질을 이용한 작업 중 폭발과 함께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비교적 어둡지 않은 오후에 작업 도중 발생한 화재이지만 갑작스러운 화학물질 폭발로 근로자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탓에 인명피해가 커졌다.

이재선 공단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19일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한 화장품 제조업체 공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장에서 아염소산나트륨을 사용하고 있다고 진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염소산나트륨은 화염이 발생했을 때 (반응하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공장 내에서 도금 작업을 하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불은 오후 4시 12분께 해당 화장품 제조업체 공장 2층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A(57)씨 등 20∼50대 남성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모두 화재 발생 1시간 20여분 만에 공장 2층 창문 인근에서 발견됐다.

부상자 6명 중 40대 여성 1명은 중상이며 나머지 경상자 5명 중에는 30대 소방대원 1명도 포함됐다.

이 단장은 "사망자 3명 중 1명은 창문에서 2m 떨어진 곳에서, 나머지 2명은 창문에서 4m 떨어진 곳에서 겹쳐진 채 발견됐다"며 "공장 마당 1층에서 공장 관계자들이 지게차를 이용해 여성 직원들을 구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계속 폭발음이 나고 2층이 붕괴해 (공장 내부로) 진입하기 어려웠다"며 "남성 직원들이 여성 직원들을 먼저 대피시켰고 사망자는 모두 남성"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관 등 170여명과 펌프차 등 장비 40여 대거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였고, 사고 발생 2시간 35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소방당국은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피해 규모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