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국 정상회의가 20일 오후 9시 화상으로 열린다.

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APEC은 미국을 포함한 아태 지역 최대 경제협력체로, 21개 회원국이 세계 인구의 37%, 세계 무역량의 48%, 세계 국내총생산의 60%를 차지한다.

정상들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과 무역 투자 등 경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정상들의 공동성명 채택과 함께 내년부터 2040년까지 향후 20년간 APEC 활동 방향을 담은 'APEC 새 미래비전'을 준비했다.

APEC은 19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의에서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달성한다'는 내용의 '보고르 목표'(Bogor Goals)를 설정했다.

말레이시아는 다자간 교역시스템에 대한 지원, 디지털 경제 강화, 포괄적 경제성장 등을 정상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미래 비전에 반영하기로 했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열린 사전 행사에서 "자유롭게 개방적인 무역과 투자라는 목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을 받는 경제를 재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 방안 중 하나로 '필수인력의 원활한 이동' 필요성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재선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미중 정상은 지난 9월 22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책임론을 놓고 충돌한 바 있다.

APEC정상회의 후 공동 성명이 채택된다면 이는 3년 만이다. 2018년에는 미중 이견으로 공동 성명을 내놓지 못했고, 2019년은 칠레 내부 사정으로 정상회의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2018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때는 중국이 공동성명 내용 중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는 문구를 수정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면서 공동 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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