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이 가덕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권 신공항을 두고 '노무현 공항'으로 명명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국 "동남권 신공항, '가덕도 노무현 공항'으로 하자"

조국 전 장관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기사를 올리면서 "이런 비난 기꺼이 수용해 공항명을 지으면 좋겠다.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이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발표하자마자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로 하며 특별법까지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이에 정치권에선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악화한 지역 민심을 가덕도 신공항으로 붙잡으려 한다는 비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로 하고 '노무현 공항'이라는 명칭까지 흘리고 있다"며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은 이 같은 안철수 대표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야권 '오거돈 공항'부터 '문재인 공항'까지 제언

야권은 조국 전 장관의 발언 직후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박민식 전 의원은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이라며 "조국 전 장관이 또 갈라치기 수법을 동원 가덕도 신공항을 정치 도구화하기로 작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렇게 공항 이름을 짓자고 한다. 참으로 경박스럽고 교만하고 속 보이는 주장"이라며 "작은 비석 하나만 남기라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를 조국 전 장관은 꼭 읽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전 의원이 지난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민식 전 의원이 지난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부엉이 바위의 비극이 채 지워지지도 않았는데,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을 붙이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보궐선거 제공하고 그 선거용으로 가덕도 외치는 것이니, 차라리 이름 붙일 거면 '오거돈 국제공항'으로 하라"고 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국민을 '공황장애'로 몰아넣으려 하는가"라고 비판했으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차라리 '문재인 공항'으로 하라"고 전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