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욕실 미끄럼방지매트와 미끄럼방지제에서 안전 기준치의 최대 435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욕실 미끄럼방지매트 20개, 미끄럼방지제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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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미끄럼방지매트 20개 중 snc의 ‘렛이지 논슬립 욕조 안전매트 와이드’, 하늬통상의 ‘귀여운 욕조 욕실매트 그린 개구리’, 지아이엘의 ‘미끄럼방지 매트 PVC 격자 4㎜ 그레이’ 등 3개의 제품에서는 안전기준을 5.5%에서 최대 43.5%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간·신장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여성 불임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정한 합성수지제품 안전기준에 따르면 욕실용 미끄럼방지 매트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안전 기준은 함량 비율 0.1% 이하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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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 방지제 10개 가운데 케이엠지의 ‘타일슬립-스톱’, 동신엘엔씨의 ‘세이프 스텝 안티-슬립 스프레이’ 등 2개 제품에서는 각각 안전기준을 초과한 폼알데하이드(1㎏당 516㎎)와 자일렌(2.89%)이 검출됐다. 폼알데하이드는 폐와 점막에 만성 자극을 일으킨다. 자일렌은 뇌와 신경계통의 정상적 활동을 방해해 두통·현기증·피로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환경부의 안전 확인 대상 생활 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에 따르면 특수목적 코팅제의 폼알데하이드 안전기준은 1㎏당 70㎎ 이하, 자일렌은 2%(1㎏ 기준 20g) 이하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의 수입·판매업자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소비자가 요청하면 자발적 시정의 일환으로 교환·환불을 하기로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욕실 미끄럼방지패드 11개 제품과 미끄럼방지제 전 제품이 일반 표시사항 일부 또는 전부 누락했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가기술표준원과 환경부에 욕실 미끄럼방지패드 및 미끄럼방지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