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자동차 버리고 SK가 텔레콤 떼낸 이유는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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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의 너의이름은 (44)
국내 기업들 사명에서 주력 업종 지우기 유행
영업 환경 변화에 대처…사업 영역 확장 시도
"알파벳 문자 7개 이하 사명이 기업에 이상적"
국내 기업들 사명에서 주력 업종 지우기 유행
영업 환경 변화에 대처…사업 영역 확장 시도
"알파벳 문자 7개 이하 사명이 기업에 이상적"
![기아자동차 로고 [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482999.1.jpg)
기아차, SK텔레콤 주력 업종 빼고 심플하게
![지난 17일 서울 을지로 SKT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워크 애니웨어-일하는 방식 혁신' 타운홀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483001.1.jpg)
앞서 기아차는 현 송호성 사장 체제로 바뀌기 직전인 지난 2월 박한우 당시 기아차 사장이 엠블럼 교체 등 브랜드 혁신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명 변경도 이 과정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은 종합 AI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명에서 과감히 '텔레콤'을 빼는 걸 추진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월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에서 말했던 사명 변경 작업이 최근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사장은 SK이노베이션처럼 사업 간 경계를 완전히 허문 느낌의 사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사장은 최근 사내 타운홀미팅에서도 "사명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뭐든 같이 고민을 해보자"고 언급했다. 사명에서 '텔레콤'을 빼겠다는 의지를 전 직원들에게 공표한 셈이다.
사명 변경하며 사업 영역 확대 꾀해
![엔씨소프트 현재 로고 [사진=엔씨소프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482998.1.jpg)
지난 4월에는 머신러닝 기반으로 날씨와 기사 등을 스스로 작성하는 'AI 기자'를 상용화했다. 지난 7월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만들어 친동생인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을 앉혔고 지난달에는 KB증권과 손잡고 'AI 간편투자 증권사 합작법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트프 과거 로고 [사진=엔씨소프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482997.1.jpg)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2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으로 '라이프 푸드, 도미노스'(Life food, Domino's)를 발표하고 사명을 도미노스로 바꿨다. 피자 단일 카테고리를 벗어나 상품군 확장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사명 변경은 한국타이어제조이던 사명을 1999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꾼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성장성이 정체된 타이어 한 가지에 주력하기보단 미래 먹거리를 적극 발굴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으로는 심플한 사명이 대세"
![던킨도넛 과거 로고와 현재 로고 [사진=던킨]](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483000.1.jpg)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 와튼 스쿨 칼 울리히(Ulrich) 교수는 "(영어 이름의 경우) 알파벳 문자 10개 이상이면 인터넷 트래픽이 평균 7% 떨어지며 문자가 하나 더해질 때마다 추가로 2%씩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알파벳 문자 7개 이하 짧은 이름이 기업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브랜드명에 업종을 붙이면서 홍보를 했다"며 "이제는 굳이 업종을 붙이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다 알고 있을뿐더러 오히려 진부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앞으로는 심플한 사명이 대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업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한 가지 정체성만 담은 사명은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전통보다는 미래를 보려는 시도도 보이고,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시대에 맞는 기업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