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만에 코로나 진단’ 상한가 친 드림텍...정확도가 관건
전자부품 제조 기업인 드림텍의 주가가 20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날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의 개발 현황이 공개되면서다. 드림텍은 제품의 민감도(양성 판별율)를 높여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드림텍의 주가는 전날보다 29.78% 급등한 1만4600원에서 장을 마감했다. 오전 9시 장이 시작된 뒤 10분도 지나지 않아 상한가로 치솟았다. 전날 장 마감 후 드림텍이 30초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 중인 ‘전자코 솔루션’의 시범 운영이 완료됐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전자코 솔루션은 드림텍이 이스라엘 기업인 나노센트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진단기기다. 날숨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성분을 분석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원리다. VOC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틀루엔 자일렌 에틸렌 등이 포함되는 화합물이다. 호흡에서도 미량이 분출된다.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 VOC 성분이 미세하게 변화한다.

나노센트는 VOC를 검출할 수 있는 진단 센서에 대한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드림텍은 이 센서를 활용하면 산업 현장에서 유해가스를 탐지하거나,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의 감염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드림텍은 지난해 3월 나노센트에 약 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이 진단 센서를 통해 개발한 제품에 대한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나노센트의 진단 센서로 검출한 VOC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치도 개발했다.

지난달 나노센트는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홋스퍼FC를 포함한 영국 4개 축구 구단을 대상으로 전자코 솔루션의 시범 운영을 완료했다. 구단의 선수와 직원들이 시험 대상이었다. 1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일반인도 이 제품을 이용해 코로나19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영국 축구 구단 외에 미국 농구 구단과도 해당 제품의 운영 방안을 협의 중이다.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정확도다. 코로나19 진단에선 종합효소연쇄반응(PCR) 방식에 기반한 분자진단키트가 가장 많이 쓰인다. PCR 제품은 민감도, 특이도(음성 판별률) 모두 99%에 달한다. 민감도는 양성 환자를 양성으로 판별하는 정확도, 특이도는 음성 환자를 음성으로 진단하는 정확도다. 드림텍 관계자는 “전자코 솔루션은 민감도, 특이도 모두 약 90% 수준이다”며 “민감도를 높이기 위한 분석 알고리즘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날숨을 통해 코로나19를 진단하려는 시도는 다른 곳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또 다른 이스라엘 기업인 테라그룹은 이스라엘 국방부(MAFAT)와 함께 날숨으로 코로나19를 1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임상의학 저널인 ‘란셋 이클리니컬 메디슨’에선 영국 러프버러대가 주도한 코로나19 날숨 진단과 관련된 논문이 게재됐다. 영국 에딘버러에서 33명,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65명을 대상으로 날숨 진단이 진행됐는데 각각 80%, 81%의 정확도가 나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