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회사채 발행에 모집액의 여덟 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올해 A급(신용등급 A-~A+) 이하 회사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이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 786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키움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SK건설은 지난달 SK실트론의 7.03 대 1을 깨고 올해 A급 이하 기업 중 가장 높은 회사채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든 신용등급으로 범위를 넓혀도 올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 대 1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은 SK건설을 포함해 일곱 곳에 불과하다. SK건설의 신용등급은 ‘A-’다. 최근 기관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등급임을 고려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실적을 크게 개선한 것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SK건설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그룹 계열사들의 생산공장 건설 등에 참여하며 수주 규모를 늘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제시 금리도 높았다. SK건설은 수요예측에 앞서 이번 회사채 희망금리 범위를 연 2.5~3.6%로 정했다. A-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보다 최고 1.1%포인트 더 금리를 얹어주겠다고 한 것이다.

SK건설은 주문량을 감안해 채권 발행금액을 15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