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 "필요하면 약간 매도할수도"…중앙은행은 부정적 반응

브라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공공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 외환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브라질 재정 상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전날 보유외환 매도를 시사했다.

게지스 장관은 "공공부채 축소를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약간의 보유 외환을 매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총액 비율이 올해 96%에 달하고 2025년엔 10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 격화 등 외부 요인으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자 보유 외환을 400억 달러가량 매도한 바 있어 중앙은행은 보유외환 매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코로나19로 공공부채 부담 가중…보유외환 손대나
브라질의 보유 외환은 좌파 노동자당(PT) 정권 출범 직전인 2002년에 377억 달러였으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확대에 힘입어 그동안 연평균 25%씩 증가했고, 지난해 5월에는 3천905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는 3천555억 달러 수준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브라질 정부의 지출이 급속도로 늘었고, 이에 따른 공공부채 규모가 주요 신흥국 평균의 거의 배 수준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피치는 재정 악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들어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경고했다.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은 2008∼2014년 투자등급을 유지했으나 2015년 말∼2016년 초 재정 악화가 이어지면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현재 국가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BB-, 무디스는 Ba2다.

등급 전망은 S&P는 '긍정적', 피치는 '부정적', 무디스는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