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 원칙적 연대 강조 속 제3후보론 경계심
목소리 키우는 민주4.0·더미래·민평련…양강 구도에 변수
더불어민주당 내 세결집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매머드급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연구원(민주주의4.0)이 활동을 시작한데다, 진보·개혁성향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하면서다.

1년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권 지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역 의원 56명이 참여한 민주주의4.0은 지난 22일 발족식에서 후보 중심이 아닌 정당 중심의 집권론을 꺼내 들어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4기 민주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고 여기에 맞는 후보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여권의 대권구도가 이낙연 대표-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 흐름으로 형성된 가운데 독자 후보를 가지지 못한 친문 진영이 후보 선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나아가 제3의 후보를 세울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민주주의4.0에 대해 "한편으로는 강세의 표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독자 후보가 없는) 약세의 표현"이라며 "특정 후보의 압도적 독주 구도가 아니라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목소리 키우는 민주4.0·더미래·민평련…양강 구도에 변수
의원 50여명의 연구모임에 가까운 더미래도 최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질을 청와대에 건의하는 등 정무적 보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앞서 8·29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당시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던 이낙연 대표 등 대권주자들의 전대 불출마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박원순계 상당수가 포함된 더미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더미래 소속인 우상호 의원에 대해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다.

김근태계를 중심으로 의원 40여명이 속한 민평련은 최근 대표에 소병훈 의원을 추대하며 조직을 재정비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내 설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및 공정경제 3법의 원칙적 처리를 강조하며 개혁 입법과 관련한 선명성도 한층 드러내고 있다.

양강주자인 이낙연 대표나 이재명 지사 모두 공교롭게도 이들 세력과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없다보니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도 관심이다.

두 주자 모두 당내 여러 세력과의 연대를 중시하지만, 각 세력이 제3후보 등 특정 주자를 밀 가능성에 대해선 내심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독자 후보를 내더라도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기존 주자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 기여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민주주의4.0의 경우 뚜렷한 후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후보가 나오더라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