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역 롯데캐슬, 추가부담금 없다…조합원과 약속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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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프런티어 - 김동석 태려건설산업 회장
20년간 재개발 중단된 사업지
비용 크게 늘었지만 자체 부담
20년간 재개발 중단된 사업지
비용 크게 늘었지만 자체 부담
“전체 사업비가 늘어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합원에게 내 집 마련을 약속한 만큼 추가 부담금을 걷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상도역 롯데캐슬’(투시도) 조합 총회가 열렸다. 사업 주관사인 태려건설산업 김동석 회장(사진)은 총회를 앞두고 며칠 동안 밤잠을 설쳤다. 내년 1월 말 준공 예정인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0층, 13개 동, 950가구 규모다.
20년 가까운 사업 지연으로 발생한 비용은 컸다. 대출 이자, 조경 특화비 등으로 사업 원가가 급증해 조합원에게 1억~2억원의 추가 부담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회장은 고민 끝에 회사 이익보다 신뢰를 택했다. 그는 “조합원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모든 추가 비용을 당사가 부담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조합원에게 보냈다.
단지가 들어서는 상도동 159 일대는 ‘밤골’로 불리던 달동네였다.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정착하면서 1950~1960년대 지어진 무허가 건물촌이 즐비했다. 태려건설과의 인연은 2001년 시작됐다. 전체 사업 부지 11만여㎡를 종중, 재단 등으로부터 매입한 뒤 2005년 8만여㎡를 ‘상도 더샵 1차’(1122가구)로 공급했다.
남은 3만여㎡를 가진 곳이 2006년 재개발정비구역(상도7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무단 점유한 원주민들은 내쫓길 것을 우려해 재개발을 반대했다. 결국 2014년 3월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됐다. 동작구청은 태려건설에 개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태려건설은 원주민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가구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토지사용료 연체분을 전액 탕감해주고 가구당 평균 1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보상했다. 원주민들이 다른 곳에 집을 얻어 살다가 아파트가 준공되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태려건설은 자체 자금으로 전체 토지소유권을 확보했다. 조합원 분양가도 당시 예상치보다 1억5000만원 낮췄다. 이런 비용들은 일반분양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도저히 충당이 안 되면 조합원들이 부담하기로 조합 정관을 만들었다.
2018년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결정했을 때도 어려움이 있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보증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조합원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어 후분양을 택했다. 지난 4월 말까지 골조 공사를 마쳐 HUG의 보증 없이 성공적으로 후분양을 했다.
김 회장은 “회사 이익도 중요하지만 원주민에게 주택 마련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태려건설의 상생 모델과 사업 추진 방식은 업계에서 화제가 돼 다양한 개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상도역 롯데캐슬’(투시도) 조합 총회가 열렸다. 사업 주관사인 태려건설산업 김동석 회장(사진)은 총회를 앞두고 며칠 동안 밤잠을 설쳤다. 내년 1월 말 준공 예정인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0층, 13개 동, 950가구 규모다.
20년 가까운 사업 지연으로 발생한 비용은 컸다. 대출 이자, 조경 특화비 등으로 사업 원가가 급증해 조합원에게 1억~2억원의 추가 부담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회장은 고민 끝에 회사 이익보다 신뢰를 택했다. 그는 “조합원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모든 추가 비용을 당사가 부담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조합원에게 보냈다.
단지가 들어서는 상도동 159 일대는 ‘밤골’로 불리던 달동네였다.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정착하면서 1950~1960년대 지어진 무허가 건물촌이 즐비했다. 태려건설과의 인연은 2001년 시작됐다. 전체 사업 부지 11만여㎡를 종중, 재단 등으로부터 매입한 뒤 2005년 8만여㎡를 ‘상도 더샵 1차’(1122가구)로 공급했다.
남은 3만여㎡를 가진 곳이 2006년 재개발정비구역(상도7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무단 점유한 원주민들은 내쫓길 것을 우려해 재개발을 반대했다. 결국 2014년 3월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됐다. 동작구청은 태려건설에 개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태려건설은 원주민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가구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토지사용료 연체분을 전액 탕감해주고 가구당 평균 1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보상했다. 원주민들이 다른 곳에 집을 얻어 살다가 아파트가 준공되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태려건설은 자체 자금으로 전체 토지소유권을 확보했다. 조합원 분양가도 당시 예상치보다 1억5000만원 낮췄다. 이런 비용들은 일반분양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도저히 충당이 안 되면 조합원들이 부담하기로 조합 정관을 만들었다.
2018년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결정했을 때도 어려움이 있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보증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조합원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어 후분양을 택했다. 지난 4월 말까지 골조 공사를 마쳐 HUG의 보증 없이 성공적으로 후분양을 했다.
김 회장은 “회사 이익도 중요하지만 원주민에게 주택 마련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태려건설의 상생 모델과 사업 추진 방식은 업계에서 화제가 돼 다양한 개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