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주거·창업 지원으로 '청년 희망사다리' 만들겠다"
“주거와 창업, 투트랙 지원 전략을 통해 청년들이 꿈을 꾸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청년 희망사다리’를 놓겠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65·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 주거, 청년 일자리 해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를 ‘청년의 도시’라고 불렀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9개 대학이 서대문구에 몰려 있어서다.

3선 구청장인 문 구청장은 민선 5기 서대문구청장으로 처음 취임한 2010년부터 청년 주거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금은 대부분의 자치구가 구 차원에서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시 청년 주거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시각이 많았다. 문 구청장은 “기초자치단체마다 500명의 청년에게만 보금자리를 제공해도 전국적으로 10만 명의 청년이 주거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며 “단체장의 의지만 있으면 청년 문제도 얼마든지 지방정부가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구적으로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했던 문 구청장은 주민들의 반대에도 많이 부딪혔다. 대학가 인근에서 하숙집이나 원룸 임대 사업을 하는 이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구청을 찾아와 항의하기도 했다. 문 구청장은 “선거만 생각했다면 청년 정책은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표심을 잃더라도 공동선을 지향하는 문제라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했다.

문 구청장은 새로운 형태의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견우일가’가 대표적인 예다. 견우일가는 반려견 세족시설과 애견욕조, 배변처리기 등이 설치된 반려동물 양육인구 맞춤형 주택이다. 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청년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친화형 청년주택을 고안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의 다양한 주거 수요에 부응하는 임대주택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청년 창업 지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학가가 밀집해 있는 신촌 일대를 ‘벤처밸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벤처밸리의 중심은 청년창업꿈터다. 청년창업꿈터는 신촌 모텔촌에 있는 모텔과 고시원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주거 겸 업무 공간이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직원들은 각자 분리된 주거공간에서 살며 건물 안에 있는 창업카페 등에 모여 언제든지 아이디어 회의를 할 수 있다. 최대 2년간 입주가 가능하고,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면 돼 대학가에서 움트는 초기 스타트업들에 큰 힘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구청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전국에서 서대문구로 모여든 청년들의 도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