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가 전국 최초로 시범 운영하고 있는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이 도입 1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어린이집 입소 대기 인원이 40% 가량 줄어들고, 학부모의 만족도도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초4동의 4개 어린이집이 참여한 '서초형 공유어린이집' 시범사업 결과 어린이집입소 대기 인원이 286명(2019년 6월)에서 173명(2020년 6월)로 39.5%(113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은 인근 지역 3~7개의 국공립 어린이집과 민간‧가정 어린이집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국공립과 민간이 지역의 아이들을 같이 키우는 보육 시스템이다. 공동체로 묶인 어린이집들을 재구조화해 시설별로 영아전담, 영유아혼합, 유아전담 어린이집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보육수급 불균형과 입소 대기 등 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서초구의 설명이다.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 7월 서초구의 학부모 187명을 대상으로 '서초형 공유어린이집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92.7%가 해당 사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에 계속 재원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학부모도 81.5%에 달했다.

시범 사업이 성공을 거두자 지역 내 어린이집은 앞다퉈 서초형 공유어린이집 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에 참여를 신청한 서초 지역 어린이집은 84곳이다. 전체 어린이집(162개)의 절반 이상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내년에는 시범사업을 80%까지 확대하고, 2022년까지 모든 어린이집에서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펼치는 새로운 보육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인구절벽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