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사진)이 임상 3상시험에서 평균 70%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앞서 공개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면역 효과 9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옥스퍼드대 백신도 투약 방법을 조절하면 면역 효과가 9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영국과 브라질에서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13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이 중 두 차례 백신을 접종받고도 감염된 사람은 30명이었다. 나머지 101명은 가짜 약을 투여받았다.

임상시험은 두 가지 투여 방식으로 시행됐고 결과도 달랐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하는데, 2회 모두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과 절반 용량을 투여한 뒤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을 시험했다. 2회 모두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으론 62%의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절반 용량만 투여한 뒤 고용량을 투여한 방식에선 90%까지 예방 효과가 올라갔다. 옥스퍼드대는 두 가지 방식을 종합해 백신이 70.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최대 강점은 가격과 실용성이 꼽힌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각각 영하 75도와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상업용 냉장고 온도인 2~8도에서도 저장과 유통이 가능하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가격은 1회 투약분 기준으로 4달러(약 4500원)에 불과하지만 모더나 백신은 37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내년에 30억 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한국 보건복지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의 국내 및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