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예금 금리는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대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추기 시작해서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 비교 공시 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0.7%다. 지난해 11월 말 연 1.6%와 비교하면 1년 새 0.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9월 말과 비교해서는 0.2% 포인트 낮아졌다.
"은행에 1년동안 1000만원 넣어도 이자는 고작 6만원?"
은행에 정기예금 1000만원을 넣어놔도 1년 이자는 7만원 뿐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15.4%의 세금을 제하면 실제 받는 이자는 5만9220원에 불과하다. 세후 이자율로는 연 0.59%다..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낮춘 지난 3월부터 예금 금리를 앞다퉈 내렸다. 5월 기준금리가 0.50%로 또다시 내려가자 은행 예금 금리는 1%대 아래로 떨어졌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9월까지 연 0.9%로 유지되다 지난달 말부터 다시 낮아졌다. 신용대출 조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규모를 조절하기 위해 대출 우대 금리 혜택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우대금리 축소가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 예금 금리도 함께 낮췄다.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들면 그만큼 수익성이 줄어드니, 예금 금리를 낮춰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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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은행의 '우리 WON모아 예금'의 기본금리는 연 0.45%다.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할 때 최고 금리는 연 0.9%다. 이는 지난 9월 연 1.2%과 비교해 0.3%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도 기본금리 연 0.6%에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고 연 1.0%다. 두 달 만에 최고 금리가 0.2%포인트 줄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0%대 예금 금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제로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갈 곳 잃은 자금은 은행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언제든 주식에 투자될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투자자예탁금은 65조1360억원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운 후 현재 63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