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 수도권 중환자 병상이 1주일 안에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병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젊고 건강한 환자는 집에 머무는 자가 치료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24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국내 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지난 23일 기준 125개다. 이 중 100개 병상이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은 130개 병상 중 100개가 남아 아직 여유가 있다.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수도권에 남은 중환자 병상은 25개로, 앞으로 1~2주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국내 중증 환자는 2% 안팎, 중등증 환자까지 포함하면 5~6% 정도”라며 “선제적으로 조금이라도 이상한 환자까지 포함하면 20~30% 정도가 병상이 필요하고 70%는 병상이 필요하지 않은데 규정상 집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병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자가(재택) 치료 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에 머무는 환자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오명돈 코로나19중앙임상위원장은 “국내외 자료를 봐도 젊은 환자는 어떤 조건에 맞으면 별문제 없이 낫는다”고 했다. 모든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은 아니라는 취지다.

그는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 심혈관계나 신경계 후유증이 남을 수 있겠지만, 계절 독감 후유증보다 심한 것 같지 않다”며 “사이토카인 폭풍도 독감 환자가 겪는 강도나 빈도보다 코로나19 환자가 겪는 것이 심하거나 흔치 않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3일 하루 349명 늘었다. 수도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4일부터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 방역 대응을 2단계로 높였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0일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확산세는 이어질 것으로 방역당국은 전망했다. 집단감염 수가 급증하는 데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코로나19가 퍼져 방역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