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격전지였던 조지아주에 이어 미시간주가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기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바이든 측의 정권 인수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미시간주 개표참관인위원회는 이날 4명의 위원 대상 투표에서 찬성 3명, 기권 1명으로 대선 결과가 인증됐다고 밝혔다. 공화당 전국위원회와 미시간주 공화당은 개표 결과 인증을 2주간 미뤄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증은 주 정부가 개표 결과를 공식 확정하는 절차다. 선거인단 소집·투표 6일 전인 12월 8일까지 인증이 완료되면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간발의 차로 패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6개 주에서 불복 소송을 내거나 인증 결과를 늦춰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조지아에 이어 미시간까지 ‘바이든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 펜실베이니아 등 다른 격전지도 조만간 대선 결과를 인증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시간주의 개표 인증 이후 연방총무처가 바이든 측에 인수인계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바이든 인수위도 성명을 내고 “연방총무처장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위한 필요한 자원과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바이든 당선인을 명백한 선거 승자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법률적으로 당선인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 이양 협조’ 트윗도 비슷한 시점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총무처에 정권 이양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트윗에서 “계속 싸울 것”이라며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강경했던 불복 입장에서 한발을 빼며 패배 인정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은 미시간 등의 개표 인증에 이어 총무처의 협조로 정권 인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바이든은 그동안 총무처가 승자 확정을 하지 않아 인수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했고 내각 인선에 필요한 정부 부처의 정보 접근에도 제한을 받았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