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재생’
‘제2회 도시재생 30초영화제’ 수상작 중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작품이 많았다. 데이트 공식을 바꾼 커플부터 도시를 치료하는 의사까지 다양한 캐릭터와 소재가 등장해 호평을 받았다.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남태부 감독의 ‘재생’은 결혼 1년차 부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인은 남편에게 “자기야 주말에 뭐 할래?”라고 묻는다. 그러자 남편은 “영화, 밥, 커피 마시자”라고 한다. 다음 주말엔 남편이 부인에게 똑같이 묻는다. 그런데 또 “영화, 밥, 커피”라는 답이 돌아온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데이트를 할 때 이 세 가지 이외엔 특별히 즐길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점점 ‘식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영화, 밥, 커피”를 반복적으로 말한다.

그러다 어느 날 이들의 표정이 달라지며 “오늘은 색다른 곳에 가자”고 외친다. 부부는 경춘선 숲길에 가서 자전거도 타고, 맛있는 도시락도 나눠 먹는다. 기찻길도 손잡고 함께 걸으며 낭만을 즐긴다. 그리고 내레이션이 흐른다. “데이트의 재생, 고맙다 도시재생.” 이 작품은 도시재생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재밌게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살릴 수 있을까요’
‘살릴 수 있을까요’
서울방송고 김은찬 감독의 ‘살릴 수 있을까요’는 유머가 담긴 영상으로 청소년부 장려상을 받았다.

작품엔 절실하게 “선생님, 꼭 좀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남성이 나온다. 그의 옆엔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서 있다. 의사는 “살려야죠”라며 청진기를 꺼내 든다. 그가 청진기를 갖다 댄 곳은 금이 가 있는 허름한 벽이다. 의사가 진단을 시작하자 다시 벽의 심장 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낡은 벽은 멋진 그림이 그려진 벽으로 재탄생한다.

의사는 “살아났다”고 외치고 옆에 있던 남성은 기뻐한다. 그리고 남성은 볼록 나온 자신의 배를 매만지며 “저도 고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의사는 “다시 태어나세요”라고 말한다. 도시재생의 의미를 쉽게 담아내면서도, 유머를 더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규현 감독은 ‘도시, 새로운 꿈을 꾸다’로 일반부 특별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영은 감독의 ‘도시, 나 그리고 재생’, 이정주 감독의 ‘삶이 깃든 우리 마을’은 일반부 장려상을 받았다.

인천 마전초등학교의 허수현 감독은 ‘재생버튼 온앤오프’로 청소년부 특별상을 차지했다. 부산서여자고등학교의 심서진 감독은 ‘살아질:지도’로 청소년부에서 입상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