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집단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추 장관이 긴급 브리핑을 한 24일 밤부터 검찰 내부 통신망(이프로스)에는 추 장관의 처분을 규탄하는 비판 글이 연이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25일에는 각 지방검찰청에서 평검사들이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검사들은 “윤 총장의 직무배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중립성을 흔드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대검찰청 소속 사법연수원 34기 이하 검찰연구관들은 회의를 열고 “법무부 장관의 처분은 수긍하기 어려운 절차와 과정을 통해 전격적으로 검찰총장의 직을 수행할 수 없게 하고, 검찰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대검 검찰연구관은 30여 명으로 검찰사무 및 정책을 연구하고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검찰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맡은 바 직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법무부 장관께서 지금이라도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재고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소속 평검사들도 입장문을 내고 추 장관을 비판했다. 이들은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검찰총장에게 내린 처분은 위법·부당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상 확인이 이뤄지기 전에 검찰총장의 직무를 이례적으로 배제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일선 검찰청에서는 평검사 회의를 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춘천지검 등의 수석급 평검사들은 이번 사태를 놓고 ‘평검사 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검사 회의가 열린다면 2013년에 이어 7년 만이다. 당시 혼외자 논란과 법무부의 감찰 압박에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의를 밝히자 일선 검사들은 평검사 회의를 열고, “채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