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문자인식(OCR)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유용한 기술이다. 사진 등 이미지에서 글자로 쓰인 부분을 추출해 문자로 식별해준다. 눈을 쓰지 않고도 음성을 통해 책을 읽을 수 있다.

올캠테크놀로지가 선보인 ‘올캠 마이아이’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작된 OCR 기기다. 얼굴과 제품 식별은 물론 지폐와 색상 등도 인식할 수 있다. 거리에 상관없이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물체가 있는지 음성으로 안내해준다. 인공지능(AI)이 카메라에 비친 상황을 인식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답을 추출해낸다. 22.5g으로 무게도 가볍다. 안경에 탈부착하는 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본체를 터치하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작동한다.

올캠 마이아이를 쓰는 김수연 씨는 “기기를 터치하면 등록된 사람을 감지해 녹음된 이름을 들려주는 기능이 가장 좋았다”며 “보통은 누군가가 있다는 인식을 못하고 공중에 대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쇄물뿐만 아니라 초점만 맞추면 아주 작은 화면의 글자도 정확하게 음성으로 전달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올캠테크놀로지는 올캠 마이아이와 외관은 같지만 글자 인식에 더 최적화된 제품인 ‘올캠 마이리더’도 내놨다. 올캠 마이리더는 신문, 책, 음식점 메뉴, 제품 표지 등 표면에 적혀 있는 대부분의 글자를 인식해주는 제품이다.

올캠테크놀로지는 암논 샤슈아 히브리대 교수와 지브 아비람 최고경영자(CEO)가 2010년 설립한 이스라엘 회사다. 샤슈아 교수와 아비람 CEO는 2017년 인텔에 인수된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업 모빌아이의 창업자다.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킨 AI 기술이 시각장애인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올캠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최근 올캠테크놀로지는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와 함께 글로벌 캠페인(사진)을 진행했다. 캠페인을 통해 메시는 시각장애인을 직접 만나 올캠 마이아이를 전달했다.

올캠테크놀로지는 공식 유통사인 셀바스 헬스케어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KEAD)을 통해 국내에 올캠 마이아이와 올캠 마이리더를 공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장애인 고용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