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와 홍콩의 증권거래소 간 교차 매매 제도인 후강퉁이 확대된다. 해외 개인투자자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시 커촹반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중국 본토 투자자의 홍콩증시 바이오주 투자 범위도 넓어진다.

2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25일 시정보고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그는 “홍콩이 국제 금융허브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중국 중앙정부의 지원 정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적용 시기를 내놓지는 않았다.

이번 조치로 홍콩증시 투자자는 후강퉁을 활용해 커촹반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후강퉁은 2014년 개설된 제도로, 선강퉁(선전-홍콩 거래소 교차)과 함께 중국 본토증시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접근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주에만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84억위안(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해외 금융사가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려면 적격외국인투자자(QDII) 등 별도 인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본토 투자들도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로로 홍콩 상장사들에 투자하고 있다. 후강퉁과 선강퉁 모두 금융당국의 허가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종목에만 투자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이나 항셍지수에 편입된 우량종목이어야 한다.

이번 후강퉁 확대로 글로벌 투자자는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하이증시 커촹반에, 중국 본토 투자자는 홍콩증시의 바이오주 가운데 아직 이익을 못 내 대상이 아니었던 종목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커촹반은 지난해 7월 중국이 자국 첨단기술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한 시장이다. 주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하며, 개인은 50만 위안(약 8000만원)의 투자금과 2년 이상의 투자 경력 등을 가진 경우에만 참여할 수 있다. 현재 197종목이 상장돼 있으며, 전체 시가총액은 3조2000억위안(약 540조원) 규모다.

다만 홍콩은 다른 거래소와 이중으로 상장된 종목이나 의결권에 차등을 두고 있는 종목은 후강퉁 투자 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알리바바, 징둥 등에 대한 투자 제한은 이번에 풀리지 않는다. 홍콩증시에는 현재 10개 종목이 뉴욕증시와 중복으로 상장돼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