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율리 서울백병원 교수팀, 거식증 환자 129명 분석
"입원 초기 인공영양 섭취 통해 체중증가 속도 내야"

식사를 거부하는 거식증을 앓는 여성은 치료 초기 체중을 회복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장기 예후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섭식장애클리닉) 김율리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거식증 환자 129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흔히 거식증으로 불리는 신경성식욕부진증은 체중 증가에 대한 불안과 체중 감량 압박 등으로 인해 식사를 거부하거나 스스로 섭취를 제한하는 질환이다.

거식증은 심각한 저체중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를 지속하게 해 생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19세, 평균적으로 병을 앓은 기간은 3년이었다.

입원 시 몸무게(㎏)를 키의 제곱값(㎡)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는 14로 중증 거식증 상태였다.

BMI 14는 키 160㎝에 몸무게 36㎏ 정도다.

대개 BMI 18.5∼22.9를 적정하다고 보고, BMI 23 이상이면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본다.

연구팀은 입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 코나 정맥 혈관을 통한 인공영양 공급과 경구 섭취를 병행토록 했다.

이후 인공영양을 병행한 환자군과 경구 식사 단독군을 6개월간 추적해 비교했다.

전체 환자들의 평균 입원 기간은 22일로, 퇴원 시 몸무게는 평균 3㎏ 증가했다.

퇴원 후에도 외래 치료를 지속한 결과 3개월 후 7㎏, 6개월 후 9㎏까지 증가해 정상 범위에 도달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입원 초기에 인공적인 영양공급을 병행해 체중 증가에 속도를 내는 게 퇴원 후 체중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거식증 환자는 입원 초기에 치료가 지체되지 않도록 하는 게 장기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입원 치료에서 체중이 어느 정도 증가했다면 외래에서의 다각적 치료와 연계해 목표체중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거식증 여성, 체중 회복 속도 빠를수록 예후 좋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