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당구장·제천 김장모임 관련 확진 쏟아져…거리두기 격상 여론도
충북 n차감염 '비상'…하루 최다 13명 확진, 이달 62명 줄감염
충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n차 감염'이 잇달아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하루 청주시와 제천시에서 1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23일 청주에서 8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자릿수 확진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달 도내 확진자 역시 62명으로 지난 8월 56명을 뛰어넘어 월간 최다를 기록했다.

62명 중 84%인 52명은 다른 지역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확진자의 가족, 사업장 손님 등 n차 감염자다.

문제는 'n차 감염'이 늘면서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도내 방역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확진자 연령층도 갓난아이에서부터 10대, 20대, 30대는 물론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달 확진자 52명 중 26% 16명이 서울 강남구, 강원도 홍천군, 경기 하남시, 전주시, 인천 미추홀구 등 타지역 확진자를 접촉한 뒤 감염됐다.

26일 양성 판정된 청주 확진자 4명도 모두 n차 감염이다.

이들 중 3명은 지난 24일 확진된 흥덕구 거주 50대 A씨가 운영하는 당구장 손님이고, 다른 1명은 확진된 A씨 자녀의 카페 접촉자다.

앞서 A씨와 지난 23일 저녁 식사를 한 청원구 거주 60대가 양성으로 확인됐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했던 진천군 거주 50대(이달 23일 확진)도 이달 14∼15일 A씨 당구장을 다녀간 게 뒤늦게 확인됐다.

이로써 A씨 관련 확진자는 그의 가족 3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또 지난 25일 확진된 청원구 거주 30대 B씨와 그의 자녀도 부산 확진자의 접촉자다.

충북 n차감염 '비상'…하루 최다 13명 확진, 이달 62명 줄감염
이처럼 연쇄 감염이 꼬리 물자 한범덕 시장은 26일 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부산 확진자와 접촉한 일가족의 거주지가 오창읍이고, A씨 사업장도 이곳에 있는 만큼 이 지역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감염이 이어질 경우 1.5단계 상향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도 했다.

김장 모임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한 제천에서도 26일 8명이 추가 확진되는 등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확진자는 김장 모임을 가진 일가친척 4명이 전날 확진된 것과 관련해 진단검사를 받은 290명 중 일원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에는 시청 공무원 1명이 포함됐다.

이 공무원은 전날 확진된 60대의 인척으로, 그의 어머니와 고교생 아들도 확진 판정이 났다.

제천시는 이 공무원이 근무하는 의림지역사박물관의 문을 닫고, 박물관 이용객 등 추가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타 지역발 n차 감염이 폭발하자 일각에서는 도내 전역의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음성군은 지난 14∼19일 닷새간 14명이 확진된 뒤 25일 0시부터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다.

충북도 역시 이와 때를 맞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치를 시행했다.

이 조치에는 집회·시위·대규모 콘서트·축제·학술행사 참석인원은 10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에서의 유사 방문판매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제천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도는 도내 전역 거리두기 격상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충북은 다른 시·도에 비해 코로나19 상황이 그나마 안정적"이라며 "지역 내 확산 속도 등을 좀 더 지켜보고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방역지침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마스크 착용, 모임·타 지역 여행 자제, 거리 지키기 등 생활 속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