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 정지를 명령한 것과 관련 야권은 여권 인사들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26일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회의장 뒷벽에 문재인 대통령의 7년 전 트위터 문구를 내걸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논란에 대해 "결국…끝내…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라고 했다.

회의에 앞서서는 윤석열 총장 임명식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 영상도 틀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살아있는 권력에게도 똑같은 자세를 보여야 한다. 청와대, 여권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히 임해달라"고 했다.

영상을 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손뼉 칠 뻔했다"고 비꼬았다.

추미애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절이던 2013년 11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윤석열 특별수사팀장(현 검찰총장)이 직무 배제된 것과 관련, 국회에서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강하게 질타했다.

추 장관은 "열심히 하고 있는 검찰총장(채동욱)을 내쫓지 않았느냐. 그리고 수사와 기소를 주장했던 수사 책임자(윤석열)도 내쳤지 않았느냐"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가 나오겠느냐"고 따졌다.

이어 "수사 검사, 기소한 검사 다 내쳐서 겁먹은 검찰이 공소유지에 관심도 없을 텐데 사법부의 판단인들 어찌 제대로 나오겠느냐"며 프랑스의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의 명언을 인용해 "정의 없는 힘은 독재"라고 맹비난했다.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013년 11월 트위터상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글을 공유(리트윗)하며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주세요"라고 했다.

박범계 의원은 해당 게시물에서 윤석열 검찰총장(당시 여주지청장)을 향해 "정직 3개월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징계라도 무효"라며 "굴하지 않고 검찰을 지켜주세요. 사표 내면 안 됩니다"고 했다.

이외에도 조국 전 장관은 당시 "윤석열 찍어내기로 청와대와 법무장관의 의중은 명백히 드러났다.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는 것. 무엇을 겁내는지 새삼 알겠구나"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의 오늘 발언, 두고두고 내 마음 속에 남을 것 같다" 등의 글을 올려 윤석열 총장을 응원했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여권 인사들을 향해 "과거에는 저에게 안 그러셨지 않느냐"고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