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서안정 작가 "책육아, 권장도서에 아이 끼워맞추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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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증명하는 20년 책육아의 기적
“아이들이 책 읽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아이와 책을 읽을 땐 오직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소통해야 합니다.”
《결과가 증명하는 20년 책육아의 기적》(한국경제신문)의 저자 서안정 작가(사진)가 말하는 ‘책읽기와 부모의 역할’은 많은 부모의 통념을 뒤흔든다. “부모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면 아이의 자존감은 무너진다”며 “책의 1차적 역할은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씨는 사교육 없이 ‘책읽기’만으로 세 딸을 모두 대학에 보냈다. 딸들은 특별한 준비 없이 영재원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국제고, 과학고 등에서 공부한 뒤 각자 자신만의 꿈을 찾으며 대학에 다니고 있다. “아이의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최고의 도구는 책”이라는 게 그의 좌우명이다.
서씨가 “나이별 권장도서에 아이를 끼워맞추려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자녀마다 독서 능력이 다른데 일률적인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장도서는 일종의 나침반입니다. 권장도서를 잘 못 읽는다면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맞춰주면 되고, 높다면 아이에게 맞는 책을 따로 고르면 됩니다.”
무작정 많이 읽게 하는 것 역시 좋은 독서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씨는 “유아의 경우 어느 정도 넉넉하게 읽어야 책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은 다르다”며 “초등학생들은 이미 자기만의 사고방식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으며 깊이있는 질문을 하는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청전을 예로 들어 볼게요. ‘심청이가 왜 공양미 300석 때문에 바다에 제물로 바쳐졌을까’ ‘심청이가 생각한 효란 무엇일까’ 등등 아이들의 질문은 아주 많이 나옵니다. 아이들은 아주 직설적으로 질문해요. 그걸 막으면 책육아의 효과가 없어요.”
‘부모가 책을 읽으면 아이도 따라 읽는다’ ‘아이 방이나 거실에 책을 많이 두면 책을 잘 읽는다’는 속설에 대해선 “진짜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겐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서씨는 “아이가 어느 정도 책에 흥미가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라며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는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든, 옆에 책이 있든 상관없이 그냥 안 읽는다”고 설명했다.
방법은 아이가 흥미를 갖고, 읽고 싶어할 만한 책을 보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가 잘 모르는 내용의 책을 엄마 아빠가 읽으면 ‘아, 나는 저 책 모르겠다’며 자신은 책을 읽을 수 없다고 지레 담을 쌓아요.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일부러라도 골라서 아이 앞에서 ‘어머, 이런 내용이 있네’ 하고 말해주면 아이가 궁금해하며 다가올 겁니다.”
서씨가 책육아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첫 아이 임신이다. 그는 “내 옆엔 육아에 대해 가르쳐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며 “어린 시절 부모님은 본인들의 불만을 자식에게 화풀이하는 스타일이었고, 결혼 후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살림이 넉넉하지 못해 사교육을 시킬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육아와 관련한 책을 3000권 정도 읽었어요. 제 아이들은 저보다 행복하게 살도록 가르치고 싶었으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10년 정도 지나니 저와 제 아이들에게 맞는 게 어떤 것인지 보는 기준이 생겼어요. 20년이 되니 저만의 육아 철학이 서더라고요.”
서씨는 “책육아의 궁극적 목적은 아이와의 진솔한 소통”이라며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부터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게 책이 아니라면 굳이 처음부터 책을 들이밀지 않아도 된다”며 “게임이든 바깥놀이든 아이가 흥미있어하는 분야부터 먼저 찾아서 교감해야 책육아의 걸음마를 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결과가 증명하는 20년 책육아의 기적》(한국경제신문)의 저자 서안정 작가(사진)가 말하는 ‘책읽기와 부모의 역할’은 많은 부모의 통념을 뒤흔든다. “부모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면 아이의 자존감은 무너진다”며 “책의 1차적 역할은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씨는 사교육 없이 ‘책읽기’만으로 세 딸을 모두 대학에 보냈다. 딸들은 특별한 준비 없이 영재원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국제고, 과학고 등에서 공부한 뒤 각자 자신만의 꿈을 찾으며 대학에 다니고 있다. “아이의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최고의 도구는 책”이라는 게 그의 좌우명이다.
서씨가 “나이별 권장도서에 아이를 끼워맞추려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자녀마다 독서 능력이 다른데 일률적인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장도서는 일종의 나침반입니다. 권장도서를 잘 못 읽는다면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맞춰주면 되고, 높다면 아이에게 맞는 책을 따로 고르면 됩니다.”
무작정 많이 읽게 하는 것 역시 좋은 독서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씨는 “유아의 경우 어느 정도 넉넉하게 읽어야 책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은 다르다”며 “초등학생들은 이미 자기만의 사고방식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으며 깊이있는 질문을 하는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청전을 예로 들어 볼게요. ‘심청이가 왜 공양미 300석 때문에 바다에 제물로 바쳐졌을까’ ‘심청이가 생각한 효란 무엇일까’ 등등 아이들의 질문은 아주 많이 나옵니다. 아이들은 아주 직설적으로 질문해요. 그걸 막으면 책육아의 효과가 없어요.”
‘부모가 책을 읽으면 아이도 따라 읽는다’ ‘아이 방이나 거실에 책을 많이 두면 책을 잘 읽는다’는 속설에 대해선 “진짜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겐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서씨는 “아이가 어느 정도 책에 흥미가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라며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는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든, 옆에 책이 있든 상관없이 그냥 안 읽는다”고 설명했다.
방법은 아이가 흥미를 갖고, 읽고 싶어할 만한 책을 보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가 잘 모르는 내용의 책을 엄마 아빠가 읽으면 ‘아, 나는 저 책 모르겠다’며 자신은 책을 읽을 수 없다고 지레 담을 쌓아요.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일부러라도 골라서 아이 앞에서 ‘어머, 이런 내용이 있네’ 하고 말해주면 아이가 궁금해하며 다가올 겁니다.”
서씨가 책육아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첫 아이 임신이다. 그는 “내 옆엔 육아에 대해 가르쳐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며 “어린 시절 부모님은 본인들의 불만을 자식에게 화풀이하는 스타일이었고, 결혼 후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살림이 넉넉하지 못해 사교육을 시킬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육아와 관련한 책을 3000권 정도 읽었어요. 제 아이들은 저보다 행복하게 살도록 가르치고 싶었으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10년 정도 지나니 저와 제 아이들에게 맞는 게 어떤 것인지 보는 기준이 생겼어요. 20년이 되니 저만의 육아 철학이 서더라고요.”
서씨는 “책육아의 궁극적 목적은 아이와의 진솔한 소통”이라며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부터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게 책이 아니라면 굳이 처음부터 책을 들이밀지 않아도 된다”며 “게임이든 바깥놀이든 아이가 흥미있어하는 분야부터 먼저 찾아서 교감해야 책육아의 걸음마를 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