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여건 허락될 때 방한"…연내 서울행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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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시주석 '구두 메시지' 들고 靑 예방
문재인 대통령 57분 접견
文 "코로나 안정후 만나길 기대
전쟁종식·비핵화 中과 함께 노력
한·중·일 정상회담 조속개최 노력"
왕이 "한국이 의장국…지지한다"
강경화와 韓·中 외교장관 회담
문재인 대통령 57분 접견
文 "코로나 안정후 만나길 기대
전쟁종식·비핵화 中과 함께 노력
한·중·일 정상회담 조속개최 노력"
왕이 "한국이 의장국…지지한다"
강경화와 韓·中 외교장관 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을 만나 “우리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예방한 왕 장관과의 접견에서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 인사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 장관의 청와대 예방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시기 조율, 코로나19 공동 대응 등이 주요 현안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對)중국 압박을 위한 한·미·일 동맹 복원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진 중국 외교 수장의 방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하자 왕 장관은 “한국이 의장국인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의 조속한 출범에 대해서도 적극 협력 의사를 밝혔다. 당초 예정인 30분을 넘겨 57분간 이뤄진 이날 접견에서 왕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중국 측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 장관은 앞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도 회담했다.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양국이 해야 하는 것은 (시 주석) 방문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문의 여건’을 구체적으로 묻는 말에 자신이 쓴 마스크를 가리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통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완전히 통제된 것인지에 대해선 양국이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그간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해 왔다. 왕 장관의 발언을 두고 외교가에선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이에 대한 시 주석의 답방은 3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왕 장관은 미·중 갈등을 계기로 이번 방한이 이뤄진 것이냐는 질문에 “이 세계는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세계에 190여 개 나라가 있고 이 나라는 모두 다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나라”라며 “한·중은 가까운 이웃으로 친척처럼 자주 왕래하고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중 양국이 방역 협력, 경제 무역 협력,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력,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공조와 다자주의 복원을 공언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왕 장관은 지각 이유를 묻는 말에 “트래픽(교통 체증)”이라고 했다. 그러나 왕 장관의 숙소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외교부 청사까지 15~20분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작년 12월 방한했을 때도 각계 인사 100여 명을 초청한 오찬 모임에 40분 가까이 늦어 참석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왕 장관은 강 장관과의 오찬을 시작으로 여권 핵심 인사와도 줄줄이 만날 예정이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을 한 데 이어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한다. 외교가에서는 왕 장관의 방한에 의전 서열 1·2위인 문 대통령, 박 의장 등 핵심 인사가 총출동하는 모양새를 두고 과잉 의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형호/하헌형 기자 chsan@hankyung.com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예방한 왕 장관과의 접견에서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 인사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 장관의 청와대 예방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시기 조율, 코로나19 공동 대응 등이 주요 현안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對)중국 압박을 위한 한·미·일 동맹 복원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진 중국 외교 수장의 방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진핑 연내 방한 어려울 듯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인사를 전한 왕 장관은 이번 방한이 ‘대한국 관계 중시’를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장관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국과의 관계 중시와 한국의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왕 장관을 통해 “국빈 방문 초청에 감사하고 여건이 허락될 때 방한하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한국에서 만나 뵙길 기대한다”고 했다.문 대통령이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하자 왕 장관은 “한국이 의장국인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의 조속한 출범에 대해서도 적극 협력 의사를 밝혔다. 당초 예정인 30분을 넘겨 57분간 이뤄진 이날 접견에서 왕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중국 측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 장관은 앞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도 회담했다.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양국이 해야 하는 것은 (시 주석) 방문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문의 여건’을 구체적으로 묻는 말에 자신이 쓴 마스크를 가리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통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완전히 통제된 것인지에 대해선 양국이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그간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해 왔다. 왕 장관의 발언을 두고 외교가에선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이에 대한 시 주석의 답방은 3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왕 장관은 미·중 갈등을 계기로 이번 방한이 이뤄진 것이냐는 질문에 “이 세계는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세계에 190여 개 나라가 있고 이 나라는 모두 다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나라”라며 “한·중은 가까운 이웃으로 친척처럼 자주 왕래하고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중 양국이 방역 협력, 경제 무역 협력,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력,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공조와 다자주의 복원을 공언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왕이 또 ‘외교 결례’…회담 20분 지연
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외교장관 회담에 20분 늦은 10시24분께 도착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왕 장관은 지각 이유를 묻는 말에 “트래픽(교통 체증)”이라고 했다. 그러나 왕 장관의 숙소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외교부 청사까지 15~20분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작년 12월 방한했을 때도 각계 인사 100여 명을 초청한 오찬 모임에 40분 가까이 늦어 참석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왕 장관은 강 장관과의 오찬을 시작으로 여권 핵심 인사와도 줄줄이 만날 예정이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을 한 데 이어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한다. 외교가에서는 왕 장관의 방한에 의전 서열 1·2위인 문 대통령, 박 의장 등 핵심 인사가 총출동하는 모양새를 두고 과잉 의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형호/하헌형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