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롯데그룹을 시작으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가 본격화한다. 이건희 회장 별세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삼성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차에선 정의선 회장 체제 첫해를 맞아 대대적인 쇄신 인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SK는 주요 계열사 대표 유임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 인사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다. 삼성 내부에선 “이 부회장이 회장 타이틀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2014년 5월부터 실질적인 회장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2018년 5월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동일인’에 이름을 올리는 등 그룹 안팎에서 ‘총수’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다만 대외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회장’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사장단 인사는 예년처럼 12월 초·중순께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에선 쇄신 인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의선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첫 인사인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규모 승진 인사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젊고 유능한 외부인재를 중용해온 정 회장의 스타일상 파격적인 ‘발탁인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2년 전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직후에도 세대교체 인사가 일부 이뤄졌다”며 “지난 10월 회장직을 맡은 직후에 이뤄지는 인사라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SK는 관례대로 12월 첫째주 목요일(올해는 3일) 인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 CEO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주)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은 유임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번 인사에선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ESG 관련 조직이 신설되거나 강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황정수/도병욱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