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대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 내 애플 제품 생산공장 일부를 베트남으로 옮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고 조 바이든 당선인이 집권한 뒤에도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애플의 요청에 따라 아이패드와 맥북 등 일부 제품의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베트남 동북부 박장성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한 소식통은 “폭스콘이 박장성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상반기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폭스콘이 지난 24일 2억7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해 베트남에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공장 이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애플이 폭스콘에 생산라인 이전을 요구한 것은 미·중 무역갈등 이후 생산지역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현재 모든 아이패드 조립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폭스콘이 베트남 공장에서 아이패드를 생산하면 중국 밖에서 제조되는 첫 사례가 된다. 폭스콘은 다만 중국에 있는 생산라인 중 어느 정도 규모가 베트남으로 옮기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폭스콘은 앞서 베트남 북부 꽝닌성에도 디스플레이 공장을 준공해 생산을 시작했다. 꽝닌 공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디스플레이 약 2만 장을 생산해 수출하고 내년에는 100만 장을 생산해 2억5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게 목표다. 폭스콘은 또 생산지역 다변화를 위해 인도 공장 확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