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미안합니다" 서울대에 올라온 사과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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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0%,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8%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3%포인트 상승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1등 공신은 단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6시 기습적으로 브리핑을 열고 윤 총장 직무 집행 정지와 징계 청구를 발표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평가 이유 중 '검찰·법무부 갈등에 침묵·방관'을 이유로 든 응답자는 5%였다. '부동산 정책'이 2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사문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각 10%였다. 한국갤럽은 "두 기관 수장 간 갈등이 한층 격화함에 따라 일부 유권자의 시선이 그들을 임명한 대통령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에는 27일 오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글로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와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게시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최순실 사태, 채동욱 사태, 메르스 대처 등이 지금 현 상황에 비하면 나름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다면서 문 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다음은 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님에게 미안합니다' 글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순실 딸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는 거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거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병우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태블릿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할 때 사퇴안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건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로 난리 나고 독감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나가는 거 보니 그때 그 정도로 끝낸 건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서울 법대 교수 중에 정종섭을 장관 시켜서 허튼짓하는 것 보고 참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 법대 교수 중에 SNS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구나 생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창중 미국서 인턴 성추행해서 도망 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터지고 피해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거 보고 기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 이성윤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치인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